![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5/29/6c416f8a-e0fe-4174-a025-e49fe9b24349.jpg)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5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삼성전자와 SK, LG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상반기 경영 전략회의를 열고 대내·외 경영 환경 점검에 나선다. 고금리와 원화가치 하락, 물가상승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지고 대내 환경이 악화한 가운데 최근 내놓은 대규모 투자 계획 실행 방안과 미래 전략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4~26일 국내 10대 그룹은 향후 5년 내 1055조600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투자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말 글로벌 전략회의 개최를 검토 중이다. 삼성의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국내·외 임원이 모여 사업부문별 업황을 점검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와 사업 계획을 논의하는 자리다.
삼성은 최근 2년간 코로나19 때문에 연말 한 차례 회의만 열어왔는데 올해 다시 상반기 회의를 여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원자잿값과 물류비 급등 대응 방안, 메모리반도체 초격차 유지 및 업황 변동에 따른 대응 전략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지난 24일 향후 5년간 반도체·바이오·신성장 정보기술(IT) 등에 450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앞만 보고 가겠다. 숫자는 모르겠고 그냥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만큼, 내부에선 전문경영인들도 고삐를 죄는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SK그룹도 다음 달 중 확대경영회의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SK 확대경영회의는 매년 6월 최태원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등 30여 명이 모여 그룹의 비전과 경영 현황을 논의하는 정례 회의다. 이번 회의에선 최 회장이 강조해온 경영 철학인 ‘파이낸셜 스토리’와 ESG(친환경·사회적 책무·지배구조 개선) 경영 사례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매출과 영업이익 등 재무성과뿐 아니라 실행 계획을 담은 성장 스토리를 통해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 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끌어내는 SK의 경영 전략이다. SK는 지난 26일 향후 5년간 핵심 성장동력인 이른바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사업’에 247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 관계자는 “회의는 당초 6월 하순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최 회장의 해외 출장 일정이 겹쳐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2030년 세계박람회의 부산 유치를 지원하기 위해 다음 달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 참석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 회장은 향후 정부 직속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정부 유치위원회’가 신설되면 국무총리와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을 예정이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LG는 이달 30일 LG전자 HE사업본부를 시작으로 약 한 달간 전략보고회를 연다. 구광모 회장과 계열사 경영진들은 사업·기술·고객 포트폴리오 등 중장기 사업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LG는 계열사별 투자계획을 취합해 5년간 국내 10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구 회장은 회의에서 각 계열사가 마련한 분야별 전략 방안을 경영진들과 논의하고, 중장기 투자와 채용 계획 계획이 목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독려할 예정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오는 하반기 해외 법인장 회의를 열어 시장별 전략 및 글로벌 전략을 재점검할 예정이다. 해외법인장 회의는 매년 상·하반기에 각 사 CEO 주재로 열려 권역본부장들과 판매, 생산 법인장들이 참석한다.
앞서 한화는 최근 사업부문별 사장단 회의를 열어 경영 상황을 점검했고, 현대중공업도 지난달 20일 글로벌 불확실성이 가중되는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한 바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의 시장 상황과 경영 환경이 엄중해 기업들의 상반기 경영 전략 회의 분위기가 과거보다 무거운 분위기에서 진행될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