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태풍센터 통제실. 회의 테이블 뒤로는 모니터가 각각 6개씩 설치된 2개의 태풍예보관석이 있다. 기상청
'우리나라 태풍의 최전선'이라 불리는 국가태풍센터는 태풍을 가장 먼저 접하는 제주도에 2008년 설립됐다. 외부엔 공기를 관측하는 고층관측장비, 수직측풍장비가 있다. 이곳 통제실에선 예보관 4명이 교대로 북서태평양의 대기와 바다를 24시간 감시하고, 연구실에선 13명의 연구원이 태풍을 분석한다. 주변 바다부터 하늘 위 위성에서 측정된 정보가 모두 이곳에 모인다. 이 시설 덕분에 한국은 북서태평양 인근 14개 국가 중 3번째로 자체 태풍 예보를 생산할 수 있는 국가가 됐다.
국내 상륙 직전엔 '태풍대응반' 가동

국가태풍센터 전경. 기상청
최근 태풍은 점점 변칙적으로 변하고 있다. 3일 이내 단기 경로를 예측하긴 쉬워졌지만, 태풍 발생 빈도나 중장기 경로가 변화무쌍하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해 9월 중국 북부를 향하던 태풍 찬투는 상하이 앞바다 부근에서 급격히 동남쪽으로 120도 꺾여 일본 쪽을 향했다. 이후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해 제주도 남쪽 바다를 지나 일본 내륙을 통과했다. 일주일 전만 해도 확률이 낮았던 경로다.

2021년 태풍 찬투, 루핏, 오마이스 경로. 국가태풍센터
중장기 예측 어려워진 태풍…단기예보 집중
이 때문에 국가태풍센터는 태풍 중장기 예보를 지난해 중단했다. 대신 이미 발생한 태풍 경로를 예측하는 단기 예보 역량을 증대시키는 데 총력을 투입하고 있다. 선진국 기상청도 같은 이유로 중장기 예보를 하지 않고, 단기 예보에 주력하는 추세다. 지난해부터 우리나라로 오는 태풍은 5일 전부터 예보되고 있다. 김동진 예보관은 "필리핀 열대해상에서 태풍 발생이 감지되는 순간부터 5일 전 예보를 시작한다. 3일 전 예보는 국내 영향을 준다고 확신하는 단계, 1~2일 전 예보는 피해지역까지 드러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함동주 국가태풍센터장은 "최근 변칙적인 태풍이 불어오는 경향이 뚜렷하다. 여름·가을철엔 태풍에 상시 대비하면서 기상청 태풍 정보시스템을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