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어어?" 박수터졌다, 영화보다 더 피말린 김동연 역전극

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경기지사 선거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초접전이 이어지다 영화같은 역전극이 펼쳐졌다. 각 후보 캠프에선 긴장감 속에 환호와 탄식이 연달아 나왔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전 8시 35분 현재 개표가 99.98%완료된 상황에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82만6997(49.06%)를 얻어 당선을 확정지었다.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는 281만8110표(48.91%)를 얻었는데, 두 사람의 표차는 8887표에 불과하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마라톤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마라톤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자 지지자들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오차범위' 출구조사 발표되자 초접전 예상

경기지사 선거는 출구조사가 발표된 뒤부터 초접전이 예상됐다. JTBC는 '김은혜 후보 49.6%-김동연 후보 48.5%', 지상파 3사는 '김은혜 후보 49.4%-김동연 후보 48.8%' 득표율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펼칠것이란 출구조사 결과를 각각 발표했다. 

1일 경기 수원 팔달구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던 지지자들이 결과를 확인하고 자리를 떠나 상황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경록 기자

1일 경기 수원 팔달구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표 상황실에서 방송사 출구조사 발표를 지켜보던 지지자들이 결과를 확인하고 자리를 떠나 상황실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경록 기자

초반 김동연 캠프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하지만 두 후보의 승부는 개표 90%를 넘기며 점점 불이붙었고, 막바지를 향해가자 오히려 누가 승리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개표 시작 이후부터 2일 오전 0시 30분쯤까지 김은혜 후보의 득표율이 2%포인트가량 앞서는 상황이 이어졌다. 오전 2시 개표가 57.87% 진행된 상황에서 김동연 후보는 48.49%, 김은혜 후보는 49.47%의 득표율을 보였고, 표차는 3만2898표였다.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이 1일 경기도 수원 국민의힘 경기도당 대강당에 마련된 김은혜 경기도 지사 후보 선거캠프에서 제8회 지방선거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 당원과 지지자들이 1일 경기도 수원 국민의힘 경기도당 대강당에 마련된 김은혜 경기도 지사 후보 선거캠프에서 제8회 지방선거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국민의힘 김은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JTBC 캡처]

국민의힘 김은혜,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JTBC 캡처]

개표율 80%넘기며 격차 점점 줄어

하지만 개표율 80%를 넘기면서 격차가 점점 줄었다. 2일 오전 4시 82.76%의 개표율을 보였을 당시 김동연 후보는 232만1433표(48.68%) 김은혜 후보는 234만8921표(49.26%)를 각각 득표해 2만7488표(0.58%포인트)까지 좁혀졌다.

오전 4시 30분을 지나며 개표율이 90%를 넘어자 김동연 후보의 추격이 더욱 거세졌다. 오전 5시 93.39%를 개표한 시점에서 김동연 후보는 263만1097표(48.89%) 김은혜 후보는 264만0716(49.07%)를 득표해 9619표 차이까지 좁혀졌다.

MBC는 이날 오전 2시쯤부터 "김은혜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고 예측했지만, 오전 5시쯤 '유력' 표식을 떼며 "김은혜 후보의 유력마크가 빠졌다.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개표방송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개표방송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개표율 96%…사전투표함 열리자 김동연 역전  

개표 9시간여만인 이날 오전 5시 32분, 김은혜 후보를 바짝 추격하던 김동연 후보가 처음으로 역전했다. 당시 개표율은 96%로, 김동연 후보가 김은혜 후보보다 289표 앞섰다. 김동연 캠프에 있던 지지자와 당직자들은 "어어어어?"하며 놀라는 표정을 짓다가 그 결과를 확인하고 박수를 쳤다.

그 뒤로는 김동연 후보가 점점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경기 수원·부천·의정부·안양 등의 사전투표함이 본격적으로 개봉되기 시작한 시기였다. 김동연 후보는 5시 41분쯤 격차가 점점 벌어지자 선거사무실에 나와 지지자 및 당직자들과 함께 개표방송을 지켜봤다. 

이날 오전 6시 38분 개표율이 99%를 넘으며 두 후보의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99.05%가량 개표됐을 때 김동연 후보가 279만9480표(49.04%), 김은혜 후보가 279만3113표(48.93%)를 얻어 표차가 6367표까지 벌어졌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개표율 99.2%…김은혜 "부족했다" 패배인정

이날 오전 6시 45분 개표가 99.2% 완료된 시점에서 KBS는 김동연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95%이상이라며 '당선 유력' 표식을 붙였다. 당시 김동연 후보가 280만5088표(49.1%), 김은혜 후보가 279만7743표(48.9%)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KBS가 김동연 후보의 '당선 유력'을 판단하자, 김은혜 후보는 사실상 패배를 인정했다. 김은혜 후보는 오전 6시 47분쯤 선거캠프에서 "존경하는 경기도민여러분 과분한 지지에 감사드린다. 경기지사에 당선되신 김동연 후보님께도 축하 인사드린다"며 "최선 다했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승리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도의 발전에는 여야가 없다"며 "그리고 윤석열 정부와 협치해 좋은 도정으로 경기도민여러분들께 보답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전 7시 10분쯤 개표가 99.67% 완료된 상황에서 김동연 후보는 281만8085표(49.05%), 김은혜 후보는 280만9899표(48.91%)를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두 후보의 격차는 0.14%포인트로, 단 8186표로 승부가 갈렸다.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캠프 관계자들과 함께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캠프 관계자들과 함께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경기사진공동취재단]

김동연 "도민 발전과 삶의 질 향상위해 노력"

김동연 후보는 오전 7시 12분쯤 선거캠프에서 당선소감 인터뷰를 한다. 그는 "앞으로 도정을 하며 경기도민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겠다"며 "민주당 변화·개혁 위해 씨앗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변화를 바라는 우리 도민여러분, 국민여러분들의 간절함과 열망이 함께 어우러져서 오늘 승리를 만들어주셨다"며 "앞으로 도정을 하면서 오로지 경기도, 경기도민의 삶의질 향상 위해 헌신하고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