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인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검정초등학교에 마련된 부암동 제2투표소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이재성(29)씨는 “난생처음으로 투표권을 포기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사전투표를 앞두고 ‘벼락치기’로 공약집을 펼쳤다가 투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데, 정당만 보고 후보자를 뽑을 수는 없지 않냐”는 이유에서다.
“이번엔 패스” 늘어난 ‘선거포기족’
이번에 처음으로 투표권을 포기했다는 MZ들이 적지 않았다. 한모(28)씨는 “처음으로 투표를 포기해 마음이 좋지 않았다. 대선에서 지지했던 후보가 당선되지 않았는데, 바로 선거가 치러져 선거에 대한 기대감이 없었던 거 같다”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김모씨도 “지난 지방선거 때 몰표를 줬는데 4년 동안 바뀐 게 없었다. 굳이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효능감이 중요한 기준인 MZ세대에게 이번 지방선거는 투표할 이유가 없었다는 주장도 이어진다. 30대 직장인 채모씨는 “대선과 달리 이번 선거로 내 삶이 바뀔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투표소에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은평구에 거주하는 이모(29)씨는 효능감을 못 느끼면서도 투표를 한 경우다. “지지하는 후보는 없지만, 2030대들이 정치에 관심 없다는 오명이 싫어 투표했다”고 했다. 그는 “공약집을 꼼꼼하게 살폈지만, 의무감을 제외하곤 사실 투표를 해야 하는 이유를 찾지 못했다”며 “양당 후보간 공약 차이가 크지도 않았고, 두 후보의 공약 모두 뜬구름 잡는 것 같은 공약이 많았다. 어떻게 실천할 수 있는지 설명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2일 울산 북구 명촌사거리에 각 정당의 지방선거 후보 현수막이 걸려 있다. 뉴스1
“MZ들에게 선거는 의무가 아닌 권리”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