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인 동거녀만 구속, 오빠는 종적 감춰
하지만 이날 A씨는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법원은 A씨 신병이 확보되는 대로 다시 심문기일을 잡아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피의자가 심문에 나오지 않으면 사건 기록만을 토대로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며 “다만 판사가 구속 여부를 판단할 때 피의자에게 꼭 확인해야 할 점이 있다고 판단되면 심문 기일을 새로 잡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해경 관계자는 “A씨는 그동안 출석 요구에 한 차례도 불응한 적이 없었는데 갑자기 연락이 두절돼 소재를 파악하고 있다”며 “이날 구속된 B씨도 A씨와 연락이 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B씨 혐의에 대해서는 “A씨와 사건을 공모한 것으로 파악했다.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했다.

부산 기장군 동백항 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부산소방재난본부
현장 사전답사 등 들통…압박감에 자취 감췄나
해경이 현장 폐쇄회로TV(CCTV)에 남겨진 사고 장면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해왔다. 최근에는 차량실험 등을 통해 지난달 3일 스파크 차량 추락 사고 당시 조수석에 있던 A씨가 차량을 조작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해경은 사고 하루 전날 A씨가 동백항에 와 조수석에서 스파크 차량을 조작하는 이른바 ‘예행연습’을 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어 차량 현장실험을 통해 실제 조수석에서 스파크 차량 조작이 가능하며, A씨가 사고 전 휴대전화 등 차량 내부 짐을 미리 빼놨다가 사고 이후 구조대원에게 부탁해 찾아간 사실도 파악했다.

부산 동백항 사고 전 오빠 A씨가 차의 짐을 빼놓고 있다(원 안). 사진 현장 CCTV
"극단 선택도, 촉탁살인도 아니다" 살인 혐의 적용 이유는
해경 관계자는 “A씨가 현장 사전답사나 조수석 주행연습을 통해 여동생을 고의로 살해하려 한 정황을 확인한 상태”라며 “A씨 신병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