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지난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선거 캠프를 찾아 선거 패배를 인정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가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의 결정적 패착으로 '난 윤핵관'이라 말하고 다닌 점을 들었다.
이 교수는 3일 TBS교통방송 '신장식의 신장개업'과 인터뷰에서 "세상에 선거하면서 '내가 윤핵관이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남들이 '저 사람은 윤핵관이다'라고 불러주게 되면 '자기 실력은 없는데 대통령 때문에 나왔다'라는 이런 인상을 주게 된다"며 "그걸 부정을 해야지 '내가 윤핵관이다'라고 하는 바람에 표를 많이 갉아먹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김 후보가 (경력 면에서 김동연 민주당 후보보다) 모자란 점이 많고, 마지막에 재산 등록이 잘못됐다는 시비도 걸렸었다"며 이 점 역시 원인으로 봤다.
이어 "김동연 당선자는 도덕성도 흠잡을 데가 없었고 선거 과정에서 송영길, 이재명 투톱하고 거리를 둔 것이 도움됐다"고 언급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인천 계양구 이재명 국회의원 후보 캠프사무실에서 당 지도부와 합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한편 이 교수는 더불어민주당의 지방선거 참패 원인을 '검수완박 입법 강행', '대선 패배 책임자인 이재명 송영길의 출마', '김포공항 이전이라는 경솔한 발언' 3가지를 꼽았다.
이 교수는 "대선에선 이재명 후보가 문재인 정권 정책과는 상당히 차별화된, 외연 확장을 의도한 많은 공약과 정책을 내놓아 결과적으로 선전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러고 나서 대통령 임기를 하루 이틀 앞두고 국회 다수 석의 힘을 빌려서 검수완박이라는 법률을 무리하게 통과시켰는데 이는 영어로는 midnight legislation, 심야 입법이라 한다"며 "이런 것은 굉장히 오만하고 독선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보면 과연 대선 기간에 이재명 후보가 내놨던 공약이 진정성 있냐는 의문이 든다. 나부터 없다고 본다. 거짓말했다고 본다"며 "그 결과가 이번 지방선거에 반영이 됐다고 보며 참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대선 때 대통령 후보(이재명), 당대표(송영길)였던 사람들이 출마한 것은 순리에 어긋난 것"이라며 "전혀 연고가 없는 곳으로 가고, 의원직을 중간에 그만두고 서울시장 출마하는 건 굉장히 무리였다"면서 이 역시 패인이라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선거 마지막 판에 (이재명, 송영길) 입이 너무 가벼웠고 경솔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며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이재명 의원은) 수직 이착륙 비행기 시대를 여니까 공항이 필요 없다고 했는데 그러면 민주당은 왜 가덕도 공항하고 흑산 공항을 하겠다고 그 난리를 쳤는가"라며 "수직 이착륙 비행기 개발한다면 초등학생도 웃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송영길 후보도 '김포공항에 강남이 온다. 서울 서부에 판교가 온다'라는 메시지를 돌렸다"며 "민주당이 강남, 판교 유권자를 적대시하는 건 세상이 다 아는데 거기 대고서 강남이 온다, 판교가 온다면 말이 되느냐, 사람들이 다 웃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