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에서 보내온 국기 달고 뛴다...조국 위해 승리 다짐, 우크라이나 월드컵팀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이 라커럼에 전선에서 보내온 국기를 달고 월드컵 플레이오프 결승전에 나선다. [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이 라커럼에 전선에서 보내온 국기를 달고 월드컵 플레이오프 결승전에 나선다. [AFP=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무대로 가는 마지막 관문에 나서는 우크라이나 축구대표팀이 자국 군인들이 전선에서 보내온 국기를 라커룸에 걸고 뛴다. 조국을 위해 승리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올렉산드르 페트라코우 우크라이나 감독은 웨일스와의 카타르 월드컵 유럽 예선 A조 플레이오프 결승전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나는 전쟁에 나간 군인들과 따로 소통하지 않지만, 선수들은 편지를 썼다. 답례로 전선의 군인들은 국기를 보내왔고, 선수들이 이를 원정팀 라커룸에 매달아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전시 중이다. 

페트라코우 우크라이나 감독은 자국 군인들에게 편지를 썼다. 국기는 그 답례였다. [로이터=연합뉴스]

페트라코우 우크라이나 감독은 자국 군인들에게 편지를 썼다. 국기는 그 답례였다. [로이터=연합뉴스]

이 때문에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 경기 일정도 차질을 빚었다. 3개월가량 지연돼 열렸다. 지난 2일 스코틀랜드와 준결승에서 3-1 완승을 거둔 우크라이는 6일 오전 1시 웨일스 카디프시티 스타디움에서 웨일스와 월드컵 본선 한 장 남은 진출권을 두고 마지막 승부를 벌인다.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경우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후 16년 만에 통산 2번째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다. 

페트라코우 감독은 "우크라이나의 상황은 매우 어렵다. 모든 국민이 이번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내일 경기에 집중하겠다.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미드필더 올렉산드르 카라바예우(FC 디나모 키이우)도 "우크라이나가 얼른 해방돼 독립 국가로 돌아오길 바란다.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족들이 여전히 러시아 손에 떨어진 남부 도시 헤르손에 머무는 탓에 웨일스와 경기를 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대표팀은 하루 빨리 종전되길 바란다. 조국을 위해 웨일스전도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대표팀은 하루 빨리 종전되길 바란다. 조국을 위해 웨일스전도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전후 러시아가 완전 장악한 헤르손은 러시아로 강제 병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지역이다. 카라바예우는 "경기는 보지 못할 테지만 가족들은 나와 메시지를 주고받고 뉴스를 읽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스포츠는 스포츠다. 불공정한 승리는 원치 않는다. 이번 경기가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라는 사실을 안다"고 전했다. 


웨일스 베일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AP=연합뉴스]

웨일스 베일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AP=연합뉴스]

웨일스도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웨일스 간판 스타 개러스 베일은 '어려운 상황인 우크라이나에 승리한다면 선수들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 것 같냐'는 질문에 "끔찍하게 들리지만,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베일은 "전 세계의 모든 사람이 우크라이나에 동정심을 느끼지만, 이건 축구고 경쟁이고 스포츠. 우리도 월드컵에 가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웨일스는 8강에 진출했던 1958년 스웨덴 월드컵을 빼면 1950년부터 한 번도 본선에 오른 적이 없다. 베일은 "우리 마음은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 있을 것"이라면서도 "내일 경기는 우리가 이기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