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회사, 中고위직 인선도 좌지우지...당국 수뇌부 격노했다"

알리바바 마윈. [중앙포토]

알리바바 마윈. [중앙포토]

지난 2020년 알리바바의 금융 자회사 앤트 파이낸셜의 상장이 무산된 원인이 지나친 정치적 영향력 때문이라는 발언이 나왔다. 중국의 유명 경제학자인 리다오쿠이(李稻葵·59) 칭화대 교수가 지난 3일 싱가포르계 투자은행인 ‘다화(大華) 프라이빗 은행 2022 투자 포럼’에 화상으로 참석해 마윈(馬雲·58) 알리바바 창업자가 당국에 수난을 당한 이유를 폭로했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가 4일 보도했다.  
리 교수는 중국 인터넷 플랫폼 기업 규제와 관련해 앤트(알리페이를 운영하는 핀테크 회사) 그룹의 상장이 중단된 이유는 상장 직전 많은 정부 관리와 가족이 연루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앤트 그룹이 매우 커다란 정치적 영향을 끼쳤다. 예를 들면 여러 도시의 당 서기(일인자) 인선에도 연루됐다. 이는 실로 최고위층 지도자를 놀라게 했다”고 말했다. 앤트 지분을 이용해 알리바바가 중국 정치권 인사까지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이 당시 340억 달러(약 43조원) 규모의 기업공개(IPO) 직전에 드러나면서 수뇌부가 격노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일 싱가포르계 투자은행인 ‘다화(大華) 프라이빗 은행 2022투자 포럼’에 중국 유명 경제학자인 리다오쿠이(李稻葵·59) 칭화대 교수가 화상으로 발언하고 있다. [연합조보 캡처]

지난 3일 싱가포르계 투자은행인 ‘다화(大華) 프라이빗 은행 2022투자 포럼’에 중국 유명 경제학자인 리다오쿠이(李稻葵·59) 칭화대 교수가 화상으로 발언하고 있다. [연합조보 캡처]

하지만 리 교수는 현재 인터넷 기업은 정치권에 ‘제로 영향력’ 상태가 됐다면서, 고위층의 우려 역시 이미 해소됐다고 밝혔다.  
중국 시장 감독 당국은 앤트 그룹의 상장을 중단시킨 뒤 이후 1년 가까이 각종 인터넷 기업에 대한 대규모 규제를 단행했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4월 독점금지법 위반 혐의로 182억2800만 위안(약 3조42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고, 중국판 우버인 디디추싱은 뉴욕 증시 상장을 포기하는 등 중국 대형 IT기업 거의 전부가 영향을 받았다.  
리 교수는 “정부의 규제 폭풍은 이미 기본적으로 끝났다”며 “향후 정책의 중점은 투자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18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윈난(雲南)에서 주최한 경제 좌담회에서 플랫폼 경제와 디지털 경제의 국내외 상장과 융자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 역시 지난달 17일 정부 자문기구인 전국정협이 주최한 ‘디지털 경제 지속 건강 발전’ 전문가 회의에서 정부와 시장 사이의 관계를 잘 처리하고, 핵심 기술 확보 전략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자동차가 하반기 中 GDP 성장 주도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어떻게 올해 국내 총생산(GDP) 증가율 목표 5.5%를 달성할 것이냐는 질문에 리 교수는 “‘제로 코로나’ 정책 포기는 없을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그는 봉쇄가 심지어 더욱 심해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부동산과 자동차 등 소비품목에 대한 소비 자극 정책이 하반기 경제 성장률 5~6%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자신했다. 리 교수는 향후 반년 혹은 1년 안에 부동산 정책에 커다란 완화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들어 중국은 이미 138개 시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을 발표했다. 부동산 계약금 감액, 주택기금 대출액 상향, 부동산 구매 제한 취소 등 정책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지난달 31일 국무원(정부)이 발표한 경제 안정 패키지 정책 가운데 중고차의 지역 간 이전 금지 정책을 취소하고 일정 배기량 이하 승용차의 구매 시 세금 감면 등 지원책을 발표했다.  
리 교수는 올 하반기 20차 전당대회 이후 중국 경제정책은 더욱 실용적이고, 신중하며 시장과 경제 성장에 친화적이 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분명한 것은 누가 지도자가 되건,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번영이 없다면 어떠한 장기 목표도 모두 실현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