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영등포구의 한 편의점에 '마스크 의무 착용' 안내문이 붙어있다. 석경민 기자
김씨는 “지난달 들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거나 턱에 마스크를 걸친 손님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제대로 써달라고 요청을 하면 대부분 마스크를 제대로 쓰지만, 간혹 기분 나빠하는 손님이 있다”고 했다. 최근엔 마스크 문제로 언성을 높였던 손님이 본사 홈페이지에 불친절하다는 댓글을 달아 본사 측으로부터 연락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런 경험을 할 때면 힘이 빠진다”고 말했다.
방치하면 과태료, 간섭하면 ‘별점 테러’

지난달 2일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가 해제됐다. 길거리에선 이처럼 마스크를 손목에 걸친 채 돌아다니는 시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연합뉴스
자영업자 약 105만명이 모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도 이런 고민을 털어놓은 자영업자들이 많다. 점주로 추정되는 한 글쓴이는 “노마스크나 턱스크 손님에게 ‘마스크 쓰고 입장해달라’고 말해야 하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노마스크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가 욕만 엄청 먹고 리뷰 1점 폭탄을 맞았다”는 글을 적었다. 해당 글에는 “아무 말 안 한다. 이제 싸우기 싫다” “스트레스 받기 싫어 포기했다”는 식의 댓글이 수십 개가 달렸다.
말했다가 매출 떨어질라… “이제는 포기”
특히 실내취식이 가능한 카페나 식당의 점주들은 마스크 착용하는 기준을 정하기가 모호하다고 말했다. 영등포구에서 밥집을 운영하는 박모(52)씨는 “취식하면서 얘기하는 것과 취식하지 않으면서 얘기하는 걸 구분하는 게 애매하다. 그냥 먼저 착용할 때까지 가만히 지켜보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전민정(42)씨도 “매장 손님의 경우 착석 중엔 대부분 마스크를 벗고 있는데 저희가 간섭을 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했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실내 마스크 착용은 방역의 ‘최후의 방어선’이라는 입장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사람들이 실내로 모이는 여름철에 환기하지 않고 에어컨을 틀면 밀폐된 공간에서 바이러스가 떠돌아다닌다”면서 “실제로 여름철 실내 집단 감염 사례가 빈번한 만큼 타인과 본인의 안전을 위해 손님과 점주 모두 경각심을 가지고 실내 마스크 착용을 더욱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