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물가 21세기 사상 최고…가성비 좋은 햄버거 시장, 난리났다

노브랜드 버거 명동역점. 햄버거 한 개에 2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민상 기자.

노브랜드 버거 명동역점. 햄버거 한 개에 2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김민상 기자.

외식 물가가 198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가운데 원재료 대량 매입과 무인기기를 이용한 인건비 절감으로 가성비를 앞세운 햄버거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  

6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2000원대 햄버거를 판매하는 노브랜드 버거가 지난달 충청 지역에 처음 진출했다. 대전 서구 둔산동에 226㎡(약 68.4평) 75석 규모로 세워진 대전시청점은 주변에 대전시청과 법원을 끼고 있어 유동 인구가 많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임대료가 높은 지역에 대형 매장으로 직영점을 운영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인 뒤 주변에 가맹점을 동시다발적으로 열어서 물류비 절감과 마케팅 효율을 높이고자 한다”고 말했다.

40평대 햄버거집 창업 비용 2억4560만원   

2019년 8월 처음 선보인 노브랜드 버거는 1년 8개월 만에 100호점을 넘긴 데 이어 2년 만에 150호점을 넘어설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여전히 가맹 문의가 매월 1000여 건 이상 이어지고 있지만 원가 절감 전략 때문에 아직 수도권과 영남권, 충청권에만 매장을 낼 수 있다. 신세계푸드는 대전시청점을 발판 삼아 충청 지역에 가맹점을 출점해 연말까지 전체 매장을 220여개로 확장할 예정이다.

노브랜드 버거는 가맹점을 내는 창업비용도 다른 햄버거 가게보다 저렴한 편이다. 신세계푸드 홈페이지에 따르면 132㎡(약 40평) 기준으로 최초 가맹금 2350만원에 인테리어와 가구, 간판 등을 포함한 개설 비용이 2억2300만원이 든다. 합쳐서 2억4650만원으로 약 3억원이 드는 같은 크기의 다른 브랜드보다 적은 편이다. 맘스터치의 경우 66㎡(약 20평) 기준 가맹비(500만원)를 포함한 개설 비용을 1억2581만원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 롯데호텔에 문을 연 롯데리아 L7홍대점에서 모델들이 비대면 셀프 픽업 박스를 이용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서울 마포구 롯데호텔에 문을 연 롯데리아 L7홍대점에서 모델들이 비대면 셀프 픽업 박스를 이용하고 있다. 뉴스1

노브랜드 버거는 지난해 매출액 1조3329억원을 기록한 신세계푸드의 기존 식품 가공 시설과 물류 창고를 이용해 안정적인 가격으로 식자재 공급이 가능하다고 전한다. 신세계푸드의 공시 자료에 따르면 충북 음성공장에서 햄버거 재료로 들어가는 패티가 지난해 4200t이 생산됐다. 신세계푸드 측은 “산지 계약 재배와 위탁 영농 운영, 비축매입과 같은 방법으로 식품 유통 구조를 개선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식 물가 상승률 24년 2개월 만에 최고   

최근 외식 물가는 2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월 외식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7.4% 뛰었다. 3월과 4월 각각 6.6% 오른 데 이어 7% 선을 뚫은 것으로, 1998년 3월(7.6%) 이후 24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중성을 지향하는 노브랜드 버거 외에도 롯데리아는 롯데 외식 브랜드 애플리케이션인 ‘롯데잇츠’를 통해 지난 4월부터 햄버거 ‘1+1’ 행사를 진행했다. 롯데잇츠를 통해 예약 서비스와 차량 주문 기능(드라이빙 픽업)을 추가했다. 서울 마포구에 매장 입장과 상품 주문 이후 퇴장 때까지 직원 대면 없이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 매장 ‘L7 홍대점’도 선보이는 등 물가 절감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롯데‧신세계뿐 아니라 중소업체에서도 가성비 좋은 햄버거 시장에 뛰어드는 모양새다. 대표 버거인 ‘싸이버거(4100원)’를 내세우며 국내 최대 매장을 보유한 맘스터치는 최근 자발적 상장 폐지로 경영을 내실화한 뒤 미국 등지로도 매장 수출을 계획하고 있다. 교촌치킨은 4900원 하는 교촌리얼치킨버거 판매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삭토스트로 유명한 이삭도 지난해 7월 햄버거 매장 브랜드 이삭버거(최저가 4100원)를 낸 뒤 매장을 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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