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피격 공무원, 도박 빚" 명예훼손 의혹 남해해경청장 무혐의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오른쪽)가 2020년 10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사건에 대한 청와대 정보공개청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래진 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에 대한 청와대 정보공개, 해양경찰청 관계자 해임, 서욱 국방부 장관 해임 등을 촉구했다. 뉴스1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사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오른쪽)가 2020년 10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사건에 대한 청와대 정보공개청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이래진 씨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건에 대한 청와대 정보공개, 해양경찰청 관계자 해임, 서욱 국방부 장관 해임 등을 촉구했다. 뉴스1

2년 전 북한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명예를 훼손한 의혹을 받은 윤성현(55) 남해해양경찰청장(치안감)이 경찰 조사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8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된 윤 청장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불송치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윤 청장과 같은 혐의로 고소된 김홍희(54) 전 해경청장 사건도 각하하고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했다.

윤 청장은 2020년 9월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의 총격에 숨진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공무원 B(사망 당시 47세)씨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받았다.

해경청은 B씨가 사망하고 1주일 뒤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는 언론 브리핑에서 “실종자가 사망 전 도박을 했고 채무도 있었다”며 도박 기간과 횟수뿐 아니라 채무 금액 등을 구체적으로 공개했다.


해경청은 또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언론 브리핑은 당시 해경청 수사정보국장인 윤 청장이 맡았다.

이에 B씨 아들(19)은 “아버지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지난해 10월 윤 청장과 김 전 청장을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지난 4월 말 윤 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B씨의 명예를 훼손할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김 전 청장은 소환 조사하지 않고 사건을 각하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청장은 회의 주관은 했지만 직접 관련성이 없어서 당시 수사정보국장이었던 윤 청장만 불러서 조사했다”며 “사자명예훼손은 ‘고의성’ 여부가 중요하다. 하지만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고인이 도박 빚이 있는 등 당시 해경 브리핑 내용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B씨는 2020년 9월 21일 인천시 옹진군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 쪽으로 표류했고, 하루 뒤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군 당국과 정보당국은 북한 통신 신호를 감청한 첩보 등을 근거로 B씨가 자진 월북을 했다고 판단했지만, 유족은 “말도 안 된다”며 반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