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잠실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전국투어 '열망'을 시작한 송골매. 송골매의 전성기를 이끈 배철수와 구창모가 한 무대에 서는 것은 38년 만이다. [사진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12/bfe4b0d5-0063-4d0c-b017-a83cc2ec8838.jpg)
11일 서울 잠실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서 전국투어 '열망'을 시작한 송골매. 송골매의 전성기를 이끈 배철수와 구창모가 한 무대에 서는 것은 38년 만이다. [사진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
“하지만 시간은 정해져 있고/ 우리도 언젠가는 늙어가겠지/ 흐르는 세월은 잡을 수 없네”
11일 저녁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체조경기장)에 송골매 9집 타이틀곡 ‘모여라’가 울려 퍼지자 객석에는 뭉클한 기운이 감돌았다.
1990년 9집이 발매된 지 32년 만에 송골매 전국투어 콘서트 ‘열망’의 막이 올랐기 때문이다. “송골매를 사랑하는 여러분 다 모이신 겁니까”라고 묻는 배철수(69)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다. 그의 곁에는 84년 4집 발매 직후 팀을 탈퇴했다가 38년 만에 송골매의 품으로 돌아온 구창모(68)가 서 있었고, 추석 연휴에 공연장을 찾은 9500여 관객은 순식간에 그때 그 시절로 되돌아갔다.
“송골매 사랑하는 분들 다 모였습니까”
![송골매 결성 당시 드러머와 보컬을 겸했던 배철수는 “두 곡 정도는 드럼을 쳐볼까 했는데 너무 오래 안 쳐서 도저히 안되겠더라”고 말했다. [사진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12/651de7aa-600e-4d6b-abc2-c333f08fb369.jpg)
송골매 결성 당시 드러머와 보컬을 겸했던 배철수는 “두 곡 정도는 드럼을 쳐볼까 했는데 너무 오래 안 쳐서 도저히 안되겠더라”고 말했다. [사진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
![구창모는 “살이 떨릴 정도로 흥분한 상태”라며 “너무 흥분하다 보니 박자도 조금 놓쳤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12/7c5ec529-5c3b-4c35-8b58-9e3b325d8fbc.jpg)
구창모는 “살이 떨릴 정도로 흥분한 상태”라며 “너무 흥분하다 보니 박자도 조금 놓쳤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
“첫눈에 반했다” 44년 전 첫 만남 회고
구창모는 “송골매 배반하고 (솔로로) 나서” 85년도 1위를 휩쓴 1집 수록곡 ‘희나리’ ‘아픈 만큼 성숙해지고’ ‘방황’으로 한층 구성진 노래 솜씨를 뽐냈다. 러시아에서 20여년간 자동차 사업을 하며 “노래방이 처음 생긴 뒤 넉달 간 매일 갔다. 그 시절이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큰 자산이 된 것 같다”는 그의 보컬에는 지난 세월의 희로애락이 묻어났다.
배철수 역시 90년 MBC FM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시작하며 한동안 뮤지션의 길을 떠나 있었지만 32년간 DJ로 활동하면서 한층 깊어진 전달력과 호소력을 뽐냈다. 83년 KBS ‘젊음의 행진’ 출연 당시 감전사고를 당했던 ‘그대는 나는’, 85년 발표한 유일한 솔로 앨범 수록곡 ‘사랑 그 아름답고 소중한 얘기들’ 등 특별한 사연이 있는 곡을 걸출한 입담과 함께 꺼내 들었다. 영국 여류시인 크리스티나 로제티의 작품에 곡을 붙인 9집 수록곡 ‘사랑하는 이여 내 죽으면’(1990)을 무대에서 처음 선보이기도 했다.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음악을 직접 하는 것보다 소개하는 게 더 잘 맞는다”고 했지만 여전히 음악에 대한 열망이 넘쳐 보였다.
“이런 날 올 줄은…” 끝내 눈시울 붉혀
![배철수(왼쪽에서 둘째)·구창모(넷째) 등이 활동하던 1980년대 초반의 송골매 멤버들. [중앙포토]](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12/6065ee5d-fc8c-46d8-9435-7a37c5ab510c.jpg)
배철수(왼쪽에서 둘째)·구창모(넷째) 등이 활동하던 1980년대 초반의 송골매 멤버들. [중앙포토]
![두 사람은 밴드 이름 송골매처럼 리프트 무빙 스테이지에 올라 객석 위를 날아다녔다. [사진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12/83521326-c46a-47f1-a48f-60de351d8605.jpg)
두 사람은 밴드 이름 송골매처럼 리프트 무빙 스테이지에 올라 객석 위를 날아다녔다. [사진 드림메이커 엔터테인먼트]
“재능이 아깝다”며 구창모를 오랫동안 설득해 한 무대에 선 배철수는 “이번 공연을 마치면 더는 음악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앙코르까지 마친 이들은 “이런 날이 오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는데 기적 같은 시간이었다.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 록 공연 중 평균연령이 가장 높을 것 같다”는 배철수의 말처럼 50~60대 관객이 주를 이뤘다. 가족 단위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이창진(54)씨는 “고등학교 시절 밴드를 하면서 송골매 곡을 많이 연주했는데 이렇게 공연장에서 듣게 돼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30대 윤세진씨는 “엄마가 송골매를 좋아해서 함께 왔는데 생각보다 록 사운드가 강해서 놀랐다. 요즘 밴드들과 비교해도 세련된 느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