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일본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페스티벌 스테이션에서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진흥원이 주최한 ‘코리아 온 스테이지-예인’ 공연을 펼친 국가무형유산 거문고 산조 이재화 보유자, 신영희 판소리 보유자, 승무 채상묵 보유자(왼쪽부터), 사진 국가유산청
“한국에서도 이렇게 모이기 힘든데 일본에서 셋이 합을 맞추고 관객 반응을 얻으니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14일 일본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실내 공연장인 페스티벌 스테이션에서 ‘깜짝’ 합동공연을 펼친 국가 무형유산 신영희(83) 판소리 보유자, 승무 채상묵(81) 보유자, 거문고 산조 이재화(72) 보유자(한갑득류)가 입 모아서 한 말이다. 이들은 엑스포 ‘한국 주간’(13~17일)을 맞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진흥원이 마련한 ‘코리아 온 스테이지-예인’ 무대에서 이날 두 차례(오후 2시, 7시) 공연을 펼쳤다. 각자 10분가량 단독무대를 한 뒤 사회자 소개를 받고 다시 올라 이번엔 소리·춤·기악을 ‘따로 또 같이’ 선사했다.

14일 일본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페스티벌 스테이션에서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진흥원이 주최한 ‘코리아 온 스테이지-예인’ 공연을 펼친 국가무형유산 거문고 산조 이재화 보유자. 사진 국가유산청

14일 일본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페스티벌 스테이션에서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진흥원이 주최한 ‘코리아 온 스테이지-예인’ 공연을 펼친 승무 채상묵 보유자. 사진 국가유산청

14일 일본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페스티벌 스테이션에서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진흥원이 주최한 ‘코리아 온 스테이지-예인’ 공연을 펼친 국가무형유산 신영희 판소리 보유자. 사진 국가유산청
신 명인이 ‘흥타령’을 구성지게 뽑고 채 명인이 규방춤의 일종인 ‘입춤’으로 대구를 맞추는 가운데 이 명인이 파도를 타듯 거문고를 뜯었다. 북과 장구는 판소리고법 조용수 이수자(국립극장 창극단 상임단원)가 맡았다. 6분여 무대가 끝나자 300여 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졌다.
각자 분야에서 ‘국보급’ 기예를 자랑하는 이들이 한 무대에서 앙상블 호흡을 맞춘 건 이례적인 일. 오사카에 오기 직전 연출팀으로부터 합동 무대를 제안받고 서로 아이디어만 공유한 채 이날 무대에 앞서 딱 한번 리허설을 했다고 한다. ”사실상 즉흥이지만 다들 수십년 한 사람들이라 눈빛만 봐도 척척 통했다. 내가 이제 팔십이 넘었는데 일본에서 ‘아깝다 내 청춘~’ 하고 있으니 울컥 눈물까지 났다“고 공연 뒤 취재진과 만난 신 명인이 말했다.

14일 일본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페스티벌 스테이션에서 열린 '코리아 온 스테이지-예인’ 공연에서 국가무형유산 신영희 판소리 보유자, 승무 채상묵 보유자, 거문고 산조 이재화 보유자, 판소리고법 조용수 이수자가 합동 공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 국가유산청
이날 명인 3인방 외 국가유산진흥원 예술단도 첫 무대로 화려한 태평무를 선보인 뒤 사자춤과 진도북춤, 사물놀이 등으로 분위기를 돋우었다. 이들은 본공연에 앞서 엑스포 광장 야외 특설무대에서 30분가량 사전공연을 벌여 1000명 남짓한 인파를 사로잡기도 했다.

14일 일본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페스티벌 스테이션에서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진흥원이 주최한 ‘코리아 온 스테이지-예인’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 국가유산청

14일 일본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광장 특설무대에서 국가유산진흥원이 예술단이 ‘‘코리아 온 스테이지 놀이(No-Ri)'를 공연하고 있다. 사진 국가유산청
국가유산진흥원의 김순호 문화유산사업실장은 ”한류를 낳은 저변에 우리 전통예술의 오랜 역사가 있다는 걸 알게 되셨을 것“이라면서 ”이후에도 엑스포 한국관의 미디어아트 등을 통해 우리 국가유산의 다채로움과 매력을 계속 알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포는 오는 10월13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