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서 바이든 만나려는 기시다 "尹회담은 韓대응 보고 결정"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오는 2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윤석열 한국 대통령과의 회담에 대해선 "한국 정부의 대응을 보고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3일 일본 도쿄 소재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23일 일본 도쿄 소재 영빈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교도=연합뉴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미국와 일본 양국 정부는 기시다 총리가 미국 방문 중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여는 쪽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참석하며 기시다 총리도 나루히토(徳仁) 일왕 부부와 함께 참석을 검토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20일부터 미국 뉴욕의 유엔총회에 참석해 연설한다. 일본 총리가 유엔총회에 직접 참석해 연설하는 것은 3년 만으로, 기시다 총리는 취임 후 첫 연설이다. 일본 정부는 이에 맞춰 바이든 총리와 회담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지난 6월 독일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짧은 회담을 가진 후 3개월 만이다. 

회담에서 두 정상은 우크라이나 사태 및 중국의 동·남중국해 진출 동향, 긴박한 대만 정세에 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기시다 총리는 또 내년 히로시마(広島)에서 열릴 예정인 주요 7개국(G7) 회의 개최와 관련해 미국의 협력을 요청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전망했다. 


닛케이는 또 유엔총회 때 한·일 정상회담 성사와 관련해 "한국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와의 첫 회담을 희망하고 있다"면서 "일본은 전징용공(강제징용 피해자) 소송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파악한 뒤 판단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도 13일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한·일 정상회담의 실시에 대해서는 현시점에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오른쪽에서 두 번째) 일본 총리. 대통령실사진기자단=뉴스1

지난 6월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오른쪽에서 두 번째) 일본 총리. 대통령실사진기자단=뉴스1

 
한편 한국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유엔총회에서 한·일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양자 정상회담이 될지, 아니면 '풀어사이드'(약식회동)가 될지 모르겠지만 현재 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지난 6월 스페인 마드리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 정상회담에 함께 참석했지만, 별도의 양자회담은 열지 않았다.

유엔총회를 기점으로 세계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행사가 이어진다. 일본 정부가 오는 27일 개최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국장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앤서니 알바니스 호주 총리 등이 참석한다. 

11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초대됐다. 이 자리에서 미·중 정상회담, 중·일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고 닛케이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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