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논란의 인물이 된 러시아 출신 세계적인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가 7월 22일 독일바이에른주(州) 레겐스부르크의 성 에머람 수도원에서 열린 궁정음악회에 참석했다. AP=연합뉴스
그가 돌아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랑한 소프라노, 안나 네트렙코(51) 얘기다. 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빈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푸치니의 '라보엠' 무대에 등장했다. 그가 나타난 순간, 객석에선 야유가, 객석 밖에선 시위대의 “전쟁 공범 출연에 반대한다”는 항의가 빗발쳤다. 그의 첫곡이 끝나자, 상황은 반전했다. 야유가 엄청난 환호에 묻히면서다. 가디언은 12일 “관중의 엇갈린 반응은 (비판과 옹호가 공존하는) 네트렙코의 현재 처지를 상징한다”고 했다.
‘손절’당한 클래식계 슈퍼스타

2008년 2월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안나 네트렙코에게 국민훈장을 수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는 2월 말 덴마크에서 공연을 1시간 앞두고 취소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영어와 러시아어로 “나는 러시아인이고 조국을 사랑하지만, 우크라이나에 친구가 많은데 그들의 고통에 마음이 아프다”면서도 “예술가에게는 정치적 의견을 표명하라거나 조국을 비난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글에선 자신을 비난하는 이들에게 “눈먼 침략자만큼 사악하다”라고도 했다.
뒤늦은 반성…엇갈린 평가

2020년 2월 21일 남아프리카에서 공연 중인 안나 네트렙코. AFP= 연합뉴스
러시아에선 그를 향한 분노가 터져나왔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장은 “그녀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지만 양심은 없다”며 그를 “배신자”로 규정했다.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극장도 “그녀가 ‘조국의 운명’보다 해외 티켓 판매에 더 관심이 많다”며 공연을 취소했다. 네트렙코는 이후로 러시아에 방문하지 않았다. 네트렙코 측은 “네트렙코는 이미 전쟁에 명확하게 반대하고 푸틴과 거리를 둠으로써 러시아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위험에 빠뜨렸다”며 “푸틴을 직접 비난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과하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