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너무 내팽개쳤다.”
13일 오전 10시40분 충남 아산시 배방읍 충남자립지원전담기관. 자립준비청년들과 간담회를 하던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말 운동선수인 자립준비청년을 만난 일을 언급하며 이렇게 일갈했다. “들어보니 열여덟 살이 되면 별 준비 없이 돈 500만원(자립정착금) 딱 쥐여주고 ‘사회에 나가 너 알아서 살아라’였다”면서 한 말이었다. 이어 “그러니까 대부분 소식이 끊겨 관리도 안 되고 사회에 정상적으로 적응할 수가 없는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충남 아산시 충남자립지원 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자립준비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제 여건이 어려워 긴축재정을 하더라도 쓸 돈은 써가면서 우리 청년들의 미래 준비를 위해 정부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209/14/2afc5678-afb5-4bc4-8495-6bdba99dbce4.jpg)
윤석열 대통령이 13일 오전 충남 아산시 충남자립지원 전담기관인 희망디딤돌 충남센터에서 자립준비청년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제 여건이 어려워 긴축재정을 하더라도 쓸 돈은 써가면서 우리 청년들의 미래 준비를 위해 정부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내부 시설을 돌아본 윤 대통령은 “지방 근무 공무원 관사 수준은 되는 것 같다”며 “본인에게는 미흡한 점이 있겠지만 제가 볼 때는 최고 수준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간담회에 배석한 종교·기업·대학 관계자에게 “기업에서 이런 좋은 일을 하고 종교단체와 학교도 관심을 갖고 애써주는 걸 보며 정부 대표자로서 부끄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간담회에서 지난달 보육원 출신 청년들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일을 언급하며 “마음이 무겁고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최근 윤 대통령은 연일 ‘약자 복지’ 행보다. 지난 8일 추석 메시지에서 “고통받는 서민과 사회적 약자를 넉넉하게 보듬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한 윤 대통령은 이튿날 서울 명동성당 내 무료급식소에서 봉사활동을 하면서 “표를 얻기 위한 복지가 아니라 표가 안 되는 곳, 정말 어려운 분들의 곁에서 힘이 되는 복지 정책을 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으로 새 출발을 알린 용산 대통령실에선 13일 김대기 비서실장 주재로 전 직원 조회가 열렸다. 대통령실 전 직원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윤 대통령 취임 후 처음이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오전 9시30분부터 40여 분간 비공개로 진행된 조회에서 김 실장은 먼저 경제위기와 여소야대의 정치적 환경을 언급하며 “YS(김영삼 전 대통령) 때부터 대통령실에 근무했고 이번이 다섯 번째인데 이렇게 여건이 나쁜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여기 ‘어공’(어쩌다 공무원)도 있고 ‘늘공’(늘 공무원)도 있는데 모두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 정책 판단 기준도 대통령 입장에서 생각해 달라”고 당부했다. “눈에 보이는 리스크는 리스크가 아니다”며 “어디서 ‘짱돌’이 날아올지 모르니 항상 철저히 리스크를 점검해 달라”고도 했다.
50여 명에 달하는 참모 물갈이의 기준에 대해선 업무 성과 저조와 보안사고 책임을 거론했다. 김 실장은 “보안에 유의하자는 거지 외부와의 접촉을 끊으라는 게 아니다. 우리가 잘한 건 적극적으로 알리자”는 취지로 독려했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적 쇄신 후 확실히 김 실장의 장악력이 세졌다”며 “이번 조회를 통해 누가 용산의 2인자인지 확실히 전달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