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처럼 키워줄 일 있나.”(지도부 B 의원)
한동훈 법무장관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의 속내가 복잡하다. 사사건건 민주당과 대치하다 어느덧 차기 대선 주자 반열에 오른 그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의견이 분분해서다. 탄핵 주장이 분출되는가 하면, 과거 민주당 공세로 체급이 커진 윤 대통령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한동훈 법무장관. 뉴스1
안 그래도 질긴 악연…“이재명 사건 수사해도 되나”에 발칵
그러던 중 지난 19~22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은 당내에 탄핵론을 거세게 분출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 장관이 민주당 의원들 질의를 하나하나 맞받아치면서, “한 장관이 선을 넘고 있다”는 의원들이 많아졌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대정부 질문에서 국민의힘 이채익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튿날 공개회의에서 “한 장관의 오도된 자기 확신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고, 지난 21일 박주민 의원도 한 장관을 겨냥해 “국회의 권한과 의무를 행사할 수도 있다”(라디오 인터뷰)며 탄핵 추진을 시사했다.
“때릴수록 커진다”…‘무시 전략’도 등장
실제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최근 석 달간 한 장관에 대한 온라인 관심도가 가장 높았던 날은 지난달 23일로, 한 장관이 국회 법제사법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최강욱 의원과 거친 공방을 벌인 바로 다음 날이었다. ‘채널A 사건’으로 부딪힌 둘의 공방은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고 “한 장관의 태도를 가만히 두실 건가”(최 의원), “지금 이 질문을 가만히 두실 건가”(한 장관)는 말도 오갔다.

이른바 '채널A 사건' 당사자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2일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 김성룡 기자
일각에선 차라리 “한 장관을 아예 무시해버리자”는 이들도 많다. 지난 19일 대정부질문에선 한 장관의 등판을 피하려는 듯한 모습도 있었다. 이탄희 의원은 법무부 관련 질문을 한 장관이 아닌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했다. 이에 한 총리가 “법무장관이 답변하게 해드릴까요”라고 두 번이나 물었지만, 이 의원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고 결국 답은 한 총리가 이어나갔다.
27일 의원총회 분수령…탄핵안이냐, 해임건의안이냐
다만 지도부에선 탄핵 소추안보단 해임 건의안을 논의하는 게 더 현실적이란 반응도 있다. 원내 관계자는 “탄핵 소추안 발의는 아무래도 부담이 크다”며 “차라리 해임 건의안을 통해 거대 야당의 독주라는 논란을 피하면서 대통령에게 공을 넘기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민생을 강조하고 있는 민주당이 실제 탄핵안을 발의하는 단계까진 나아가기 힘들 것”이라며 “탄핵 엄포를 놓는 식으로만 활용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잡으려는 의도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