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뉴캐슬전에서 벤치에 앉아있는 맨유 공격수 호날두(가운데). AFP=연합뉴스
“그렇다(yes).”
“호날두가 교체를 거부했나”라는 질문에 대한 에릭 텐 하흐(네덜란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대답이다. 앞서 맨유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포르투갈)는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조기 퇴근’ 논란을 일으켜 이번 주말 경기 출전 징계를 받았는데, 그 전에 감독의 교체 출전 지시도 거부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일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유-토트넘전 후반 44분경 호날두는 라커룸으로 들어가 버렸다. 앞서 벤치에 앉아 있던 호날두가 감독 지시에도 고개와 손가락을 절레절레 흔들었다. 맨유가 2-0으로 앞선 가운데 호날두가 너무 늦은 시간에 교체 투입되는 게 자존심이 상한 것으로 보인다.

20일 토트넘전에서 벤치에 앉아있던 호날두(가운데가 텐 하흐(오른쪽) 감독 지시를 거부하고 있다. 사진 유튜브 풋볼이라 캡처
맨유 구단은 경기 후 “호날두를 23일 첼시전 출전명단에서 제외한다”고 징계를 발표했다. 그리고 텐 하흐 감독이 21일 첼시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호날두가 교체출전 지시를 거부한 게 맞다’고 확인 시켜준 것이다.
텐 하흐 감독은 “난 감독이다. 팀의 기준과 가치를 설정하고 통제해야 한다. 앞서 난 라요 바예카노전 이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이 두 번째이며 그 결과”라고 설명했다.
호날두는 지난 8월 라요 바예카노(스페인)과의 프리시즌 경기에서도 종료 10분 전에 경기장을 떠난 적이 있다. 당시 텐 하흐 감독은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두 번의 돌발 행동은 용납하지 않았다.
호날두는 맨유 훈련장에서 1군이 아닌 21세 선수들 사이에서 개인 훈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호날두가 구단으로부터 100만 파운드(16억원) 벌금을 부과 받을 수도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8월 리버풀전에서 나란히 선 텐 하흐 감독과 호날두. 로이터=연합뉴스
호날두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난 선수 생활 내내 동료와 상대, 코치를 존중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그 점은 변하지 않았다. 내가 뛰는 모든 팀에서 젊은 선수들에게 모범을 보이려고 노력했다. 불행히도 그 것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며, 때로는 순간의 열기가 우선이 될 때가 있다”고 적었다.
그러나 다수의 영국 언론과 해설위원, 팬들은 호날두의 행동을 질타하고 텐 하흐 결정을 지지하고 있다. 호날두 없이 경기 하는 걸 선호하는 맨유 선수들의 숫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호날두와 맨유의 이별이 최선이라는 점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