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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가 진행되고 있다. 참석자들이 회의 시작전 묵념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방향 전환을 한 건 개별 민주당 의원들도 마찬가지다. 28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엔 대통령의 안일함만 있었다”며 날을 세웠던 서영교 최고위원(3선·중랑구갑)도 참사 이튿날인 지난 30일엔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서 최고위원은 이날 중앙일보 통화에서 “내 눈으로 참사가 발생한 골목을 직접 봐야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현장을 둘러보던 서 최고위원은 지역구민 두 가족이 피해 유족이 되었단 소식에 중랑구와 송파구에 위치한 장례식장도 잇따라 찾았다. 그는 평소 지역주민 상가(喪家)를 빈번하게 조문해 왔지만, 이날 조문에 대해선 “당사자 목소리부터 청취해야 대책도 세울 수 있다”며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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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대동소이했다. 특히 수도권 의원들은 참사 이틀째부터 구청과 지역 조직을 총동원해 지역구 내 참사 피해자 신원을 확인해 조문하고 있다.
대학가가 밀집한 서울 성북 갑의 김영배 의원(초선)은 이날 성북구청 합동분향소 조문을 시작으로, 세 곳의 장례식장을 연이어 찾았다. 김 의원을 잘 아는 민주당 관계자는 “김 의원 아들딸이 다 피해자들의 또래다. 황망한 마음으로 현장을 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층 인구 비율이 높은 경기 고양 을의 한준호 의원(초선)도 지역 내 5명의 피해자 발생해 이날 종일 장례식장을 방문하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참사 당일부터 현장을 지킨 민주당 의원도 있었다. 의사 출신 신현영 의원(초선·비례대표)은 정계 입문 전 근무했던 명지병원 재난의료지원팀(DMAT)에 자원해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그는 30일 새벽 1시 30분부터 40여 명의 경증 대기 환자들을 증세별로 분류하고 이송하는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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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새벽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현장에서 구호 활동에 나선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신현영 의원 페이스북.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정부 비판 목소리도 유족들의 전언 형태였다. 서 최고위원은 “유족들은 ‘폴리스 라인만 있었어도 우리 아이 살았던 거 아니냐, 경찰이 길만 막아줬어도, 일방통행만 이뤄졌어도 우리 아이 사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고 했고, 고민정 최고위원도 지인이던 유족과 만난 사실을 전하며 “서울교통공사에서 (이태원역에) 지하철 무정차 통과를 시켰을 법도 한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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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민주연구원에 대한 검찰 압수 수색이 진행 중인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힌 뒤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