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 완도군 보길도 저수지가 가뭄으로 인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 한국수자원공사
“불편한 것이 말로 할 수 없어요. 세수하는 물도 안 버리고, 목욕은 이틀에 한 번 할 거 4~5일 만에 한 번 하고….” 보길도 주민 조충연(80) 씨는 이렇게 지독한 가뭄은 처음이라고 했다.
보길도와 노화도 주민 8000여 명의 유일한 식수원인 보길저수지는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저수율은 예년의 절반 수준인 16%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주민들이 한 달 동안 쓸 수 있을 정도의 양이다. 주민들은 단수 조치까지 하면서 겨우 수위를 유지하며 버티고 있다.
바다로 버려지는 지하수 모으는 ‘지하 인공 댐’

보길도 지하수 저류댐에서 모은 물을 저수지로 보내는 모습. 공동취재단
지하수 저류댐은 지하수층에 인공 차수벽을 설치해 바다로 흘러가는 지하수를 가두는 일종의 ‘지하 인공 댐’이다. 가뭄에도 일정한 수량을 확보할 수 있고, 모래·자갈 등이 자연적으로 여과 작용을 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질도 양호한 편이다. 고질적인 식수난에 시달리는 도서 지역에 새로운 물 공급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옹진군 대이작도와 영광군 안마도에도 지하수 댐이 설치돼 지난해 시범 운영을 마치고 본격 활용되고 있다.
높이 6m 벽 세워 “섬 가뭄 대응에 효과”

보길도 지하수 저류댐 내부 모습. 한국수자원공사
이영목 수자원공사 사업기획처장은 “지하수가 흐르면서 차수벽에 갇히게 되고, 관을 거쳐 지하 저류조로 공급된 지하수를 펌프질해서 보길저수지로 이동시킨다”며 “지하수는 바다까지 유출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가뭄에 대한 민감도가 지표수만큼 높지 않아 가뭄 대응에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세계 첫 해수담수화 선박도 투입

지난해 12월 6일 전남 완도항 제1부두에서 1㎞ 떨어진 해상에서 계류 중인 해수담수화 선박(드림즈호)에서 철부선에 실린 살수차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프리랜서 장정필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세계 첫 자항식(자체 동력으로 항행) 해수담수화 선박 드림즈호도 지난해 말부터 남해안에 긴급 투입되면서 소안도 등에 물을 공급했다. 배 안에 설치된 해수담수화 플랜트에서 여과→역삼투압→소독 등을 거쳐 바닷물의 염분과 미생물 등을 제거하고 담수로 만든다. 이렇게 매일 300t의 식수를 생산해 물이 부족한 해안가나 섬 지역에 공급할 수 있다. 또, 저에너지 자동화 담수화 기술이 적용돼 국내 섬에 설치된 해수담수화 시설보다 15% 이상 물 생산단가를 줄일 수 있다.

해수담수화 선박 내부 모습.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