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민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에 소속된 죄수 용병 이반 로소마킨이 지난 21일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키로프 지역의 고향 마을로 돌아와 술에 취해 도끼를 들고 자동차 창문을 깨며 마을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에 담겼다. 사진 트위터 캡처
그가 고향에 왔다는 소식에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로소마킨은 지난 2019년 술에 취해 한 여성을 구타한 후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14년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바그너 그룹은 지난해 수감자를 모집하면서 전장에서 6개월 동안 생존하면 사면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로소마킨이 이 수혜자가 됐다.
그런데 그는 고향에 오자마자 술에 취해 도끼, 쇠스랑 등을 들고 다니며 자동차 유리창을 깨 약탈하고, 마을 사람들에게 “모두 죽여버리겠다”고 위협했다. 현지 매체는 로소마킨이 도끼로 자동차의 유리창을 깨는 장면을 촬영해 보도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 29일 한 주택에서 심하게 구타당한 후 칼에 찔려 사망한 여성 노인 시신이 발견됐다. 로소마킨은 경찰에 자신이 살해했다고 인정했다.
현지 지역 주민인 칼리나 사포즈니코바는 “그가 돌아온 후 무서워서 밤에 잠을 잘 수 없었다”고 했다. 현지 회사 임원인 루슬란 루파소프도 “2019년에도 그가 유죄 판결을 받을 때까지 다들 겁에 질려 있었다”면서 “이번에도 로소마킨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협박해 직원들이 무섭다며 출근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바그너 용병 부대를 만든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 3일 우크라이나 동부의 최대 격전지인 바흐무트에서 공개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바그너 그룹은 지난해 죄수 용병 약 4만명을 모집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했다. 이들은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장비도 열악해 대부분 죽거나 다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중 살아남은 약 5000명이 최근 사면받아 풀려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영국 국방부는 “충격적인 전투 경험이 많은 폭력적 범죄자의 사회 유입이 러시아 사회에 위험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