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성 악화에…인터넷은행 중·저신용자 대출 증가세 둔화

올해 들어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증가세가 둔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산 건전성 지표가 나빠진 인터넷은행이 위험도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에 대한 속도 조절에 나선 영향이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중앙포토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중앙포토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은 전체 신용대출 대비 25.7%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25.4%)와 견줘 0.3%포인트 늘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전 분기(23.2%)보다 2.2%포인트 늘었는데 올해 들어 증가 폭이 줄어들었다.

케이뱅크의 경우 올 1분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23.9%로 직전 분기(25.1%)보다 1.2%포인트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엔 전 분기보다 0.4% 증가했었다. 다만 토스뱅크는 올 1분기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이 42.06%로 직전 분기(40.37%)보다 1.69%포인트 늘었다. 인터넷은행 3사 중 유일하게 비중 증가 폭이 지난해 4분기(1.37%포인트)를 상회했다.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층에 대한 대출 공급을 확대한다는 출범 취지에 맞게 인터넷은행에 중·저신용 대출 규모를 늘리라고 주문해왔다. 이에 따라 인터넷은행 3사가 올해 연말 목표치로 제시한 비중은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 등이었다. 하지만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 상승세는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둔화했다. 지난해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렸다가 건전성 지표가 악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개인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 평점 하위 50%에 대한 대출을 뜻한다. 고신용자 대출보다 자산 건전성 악화 위험이 크다. 실제 지난 3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연체 기간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각각 1250억원, 1123억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해 각각 92.6%, 126% 늘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금융기관의 전체 대출금(총여신)에서 연체 기간이 3개월이 넘는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을 의미한다. 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지표 중 하나다. 카카오뱅크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지난해 1분기 0.25%에서 올 1분기 0.43%로 0.18%포인트 상승했다. 케이뱅크도 0.64%에서 0.94%로 0.3%포인트 올랐다.

역시 은행 건전성을 보여주는 연체율도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는 0.26%에서 0.58%로 0.32%포인트 올랐고, 케이뱅크도 0.48%에서 0.82%로 0.34%포인트 높아졌다.

이런 건전성 지표 악화에 대응해 인터넷은행들은 대손충당금(대출해준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등 앞으로 생길 손실에 대비해 쌓아두는 자금) 적립 규모를 늘리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올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5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202억원)의 2.5배 수준이었다. 케이뱅크의 올 1분기 충당금 전입액도 612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07억원)의 3배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충당금 확대 등 건전성 관리를 이어가고 신용평가모형 고도화 등을 통해 보다 많은 중저 신용고객을 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