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019년 4월 2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열린 정상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김정은은 이날 축전에서 "역사의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세대와 세기를 이어온 조로 친선은 두 나라의 소중한 전략적 자산"이라며 "새로운 시대의 요구에 맞게 선린 협조관계를 끊임없이 승화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특히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 "우리 인민은 제국주의자들의 강권과 전횡에 맞서 러시아의 주권적 권리와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국제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성스러운 위업 수행에 총매진하고 있는 귀국 인민에게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주권과 안전, 평화로운 삶을 침탈하려는 적대 세력들의 가중되는 위협과 도전을 짓부시기 위한 로씨야(러시아) 인민의 투쟁은 당신의 정확한 결심과 영도 밑에 새로운 전환적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의 노골적인 '러시아 편들기'는 미국과의 핵 담판이 실패로 끝난 '하노이 노딜'과 이후 이어진 국제적 고립 상황에서 중국, 러시아, 쿠바 등 전통적인 우방 국가들과의 밀착 관계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엔, 러시아 규탄 결의안 채택.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북한의 이러한 움직임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러시아와 전략적으로 밀착해 '반미(反美) 연대'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은 최근 한·미·일이 자신들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공조 방안을 내놓으며 압박에 나서자 중국·러시아와의 연대로 맞서는 모습을 보여왔다.
김정은은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를 앞둔 지난달 9일 러시아 전승절 때도 축전을 보내 "적대 세력들로부터 가해지는 온갖 도전과 위협을 짓부시고 나라의 자주권과 존엄, 지역의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여정에서 앞으로도 계속 승리하리라고 확신한다"며 러시아에 힘을 실었다. 최선희 외무상도 지난달 8일 왕야쥔 신임 북한 주재 중국대사를 고방산 초대소로 초대해 환영 연회를 베풀고 왕 대사와 낚시를 하는 모습까지 공개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지난달 8일 왕야쥔 신임 북한 주재 중국 대사를 고방산 초대소로 초대해 환영 연회를 베풀었다. 사진은 환영연회 전에 낚시하는 최선희 외무상과 왕야쥔 대사. 주북 중국 대사관 위챗 채널 캡처, 연합뉴스
러시아의 주요 국경일 중 하나인 '러시아의 날'은 과거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소련)을 구성했던 러시아 의회인 인민대의원대회가 러시아 공화국의 주권 선언문을 채택한 것을 기념해 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