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며 은행권 가계대출이 늘고 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중개업소에 부동산 매물 정보가 게시돼 있는 보습. 뉴스1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린 데다 최근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최저 연 3%대로 떨어지며 은행권 대출 규모는 주담대를 중심으로 반등세를 보였다. 실제 지난달 은행권 주담대는 전달보다 4조3000억원 늘었다. 반면 제2금융권의 지난달 주담대는 한 달 전보다 7000억원 감소했다.

김영옥 기자
제2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조달금리가 또다시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법정 최고 금리인 20%에 가까운 수준으로 대출 금리를 적용 중이어서 금리를 더 올릴 수도 없다”며 “수익성 및 건전성 관리를 위해선 대출 규모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은행 문턱을 넘기 어려운 중·저 신용자들이 주로 돈을 빌려간다. 제2금융사들이 대출 문을 조이면 이들은 대부업체, 더 나아가 제도권 금융 밖으로 밀려 나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김영옥 기자
이에 금융당국 입장에서는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와 함께 저신용자의 ‘돈맥경화’도 완화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해와 올해 들어서 가계대출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며 “당국 입장에서는 국민 경제에서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자연스럽게 축소되는 것이 아니라 급격하게 절대적인 금액이 줄거나 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부동산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시장 금리도 낮아지며 은행의 가계대출 총량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지만 제2금융권은 연체율 악화 등으로 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전체 가계대출을 관리하되 제2금융회사나 대부업체에 대해선 현재 연 20%인 법정최고금리의 현실화 등을 통해 대출 영업에 숨통을 틔워줘야 서민들이 제도권 금융 내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