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베네타의 후원으로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강서경 작가의 전시 '버들 북 꾀꼬리'. 강 작가가 직접 기획해 만든 '액티베이션'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보테가 베네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9/22/4e338c6f-b6f5-4d2b-ab26-6b8da2951c24.jpg)
보테가 베네타의 후원으로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강서경 작가의 전시 '버들 북 꾀꼬리'. 강 작가가 직접 기획해 만든 '액티베이션'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 보테가 베네타]
![리움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강서경 작가의 작품을 배경으로, 퍼포머들이 액티베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작품이다. [사진 보테가 베네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9/22/e21f2a58-8755-44f9-b5e0-bb1c641351a7.jpg)
리움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강서경 작가의 작품을 배경으로, 퍼포머들이 액티베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작품이다. [사진 보테가 베네타]
경계 없는 한국 전통의 재해석
작가는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국내외 미술계의 주목을 받아 왔다. 룩셈부르크 현대미술관(2019), 필라델피아 현대미술관(2018)에서 개인전을 개최했고, 베니스 비엔날레(2019), 리버풀 비엔날레(2018), 광주비엔날레 (2018·2016) 등에 참여했다. 2013년엔 송은미술대상 우수상을, 2018년엔 아트바젤 발루아즈 예술상을 받기도 했다. "회화란 눈에 보이는 사각형과 보이지 않는 사각 공간을 인지하고, 그 안에 무엇을 채워 넣을지를 고민하는 작업"이라고 말하는 강서경은 그리는 행위의 기본틀인 사각 형태의 프레임을 전통에서 발견한 개념 및 미학과 연계하여 회화라는 매체를 입체적으로 바라보고 확장하는 기제로 활용해왔다.
![화문석에서 영감 받아 탄생한 작품 '자리'. [사진 보테가 베네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9/22/bb0d602c-ae56-4086-9282-825d8121c0b0.jpg)
화문석에서 영감 받아 탄생한 작품 '자리'. [사진 보테가 베네타]
![강서경 작가의 개인전 '버들 북 꾀꼬리'의 작품들. [사진 보테가 베네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9/22/a05abd0d-96b4-40ea-a053-02b54f14c149.jpg)
강서경 작가의 개인전 '버들 북 꾀꼬리'의 작품들. [사진 보테가 베네타]
![강서경 작가의 개인전 '버들 북 꾀꼬리'의 작품들. [사진 보테가 베네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9/22/5d89d909-faa8-42c4-8de2-97bd33bb7a6f.jpg)
강서경 작가의 개인전 '버들 북 꾀꼬리'의 작품들. [사진 보테가 베네타]
전통가곡 '버들은'에서 영감 받아
전시는 마치 한 폭의 풍경화가 3차원으로 펼쳐져 공감각적으로 공명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여기에는 사계를 담은 산, 바닥과 벽으로 펼쳐지는 낮과 밤, 공중에 매달린 커다란 귀, 작지만 풍성한 초원과 제 자리를 맴도는 둥근 유랑, 그리고 각자의 자리를 만들고 전시의 보이지 않는 틀이 되는 다양한 사각이 함께 한다. 관람객은 풍경을 바라보는 것을 넘어 그 사이사이 존재하는 여백의 공간을 직접 거닐어 보며 각자의 움직임과 서사를 더하게 된다. 이렇듯 다양한 작품과 관람객이 함께 모인 전시는 각기 다른 존재들이 연결되고 관계 맺는 풍경으로 제시된다.
이번 전시는 강서경의 최대 규모 미술관 전시다. 여러 형식을 넘나드는 그의 작품세계를 총체적으로 조망할 좋은 기회다. 그가 연작으로 보여줘 왔던 작품 '정井' '모라' '자리'를 포함해, 개인성에 대한 탐구를 보여주는 '그랜드마더타워' '좁은 초원' '둥근 유랑' 등 기존 연작에서 발전된 다양한 작업을 선보인다. 더불어 '산' '귀' '아워스' '기둥' '바닥'처럼 한층 다변화된 형식으로 풀어낸 새로운 조각 설치를 보고 있자면, 한줄기 시원한 산바람이 스쳐 가는 듯 잔잔한 감동을 끌어낸다. 리움미술관의 곽준영 전시기획실장은 "강서경 작가의 이번 전시는 미술관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헤쳐 모인 각각의 작품들이 서로 연결되고 상호작용하는 연대의 서사를 펼친다. 작가는 이를 통해 나, 너, 우리가 불균형과 갈등을 끊임없이 조율하며 온전한 서로를 이뤄가는 장(場)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전시를 소개했다.
![평소 강서경 작가 작품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던 방탄소년단 RM이 전시를 찾아 관람하고 있다. [사진 보테가 베네타]](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09/22/6000b991-a9cf-44f1-8220-317d431148c7.jpg)
평소 강서경 작가 작품에 대한 관심을 표현했던 방탄소년단 RM이 전시를 찾아 관람하고 있다. [사진 보테가 베네타]
장인정신으로 재해석한 전통이 공통점
지난 9월 5일 진행됐던 전시 오프닝 나이트에서는 강서경이 직접 기획·연출한 퍼포먼스 ‘액티베이션(Activation)’을 처음 공개했다. 작가가 공간적 서사와 사회 속 개인의 영역에 대한 탐구를 시각화해 구상한 일종의 퍼포먼스다. 보테가 베네타의 후원으로 이번 전시와 출품작에 맞춰 재구성됐다.
많은 설치 작품들 사이로 여러 명의 무용수가 자리 잡고, 마치 바람에 흔들리듯 매우 느리고 유려한 동작으로 몸을 움직이며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조선시대 궁중무용인 '춘앵무'에서 영감 받아 만든 18개의 각기 다른 안무가 동시에 그리고 순차적으로 펼쳐졌다. 퍼포먼스는 이후 '움직임 워크숍'을 마련해, 강서경이 고안한 액티베이션 움직임을 예술 강사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전시는 올해 12월 3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