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우크라에 '사거리 300㎞' 에이태큼스 미사일 지원 결정"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탑재한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을 수주 내에 지원할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부가 수개월간 논의 끝에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를 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연합뉴스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에서 만난 조 바이든 미 대통령(오른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EPA=연합뉴스

미 육군 전술미사일시스템(The Army Tactical Missile System)의 약자인 에이태큼스는 최대 사거리가 300㎞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후방의 지휘소와 탄약고, 보급로 등을 타격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간 우크라이나는 지속적으로 이 무기의 지원을 요청해왔으나 미국은 러시아 영토 직접 타격을 우려해 지원을 주저해왔다.  

그러나 WSJ에 따르면 미국은 일단 앞으로 수주 안에 우크라이나에 소량의 에이태큼스를 제공하고, 이어 더 많은 양의 에이태큼스를 지원할 계획이다. 우크라이나에 제공되는 에이태큼스 미사일은 단일 탄두가 아닌, 소형 폭탄들이 결집된 집속탄이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정부는 지난 21일 바이든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하기 전 이미 지원 결정을 내렸지만, 이런 정보를 러시아가 알게 되는 것을 피하려 이날 공식 발표에선 제외했다고 FT는 전했다.  


 2017년 7월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에서 미군이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2017년 7월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 연합훈련에서 미군이 에이태큼스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한편 독일에 있는 미군 병원이 최근 우크라이나전에서 부상 당한 군인들을 수용해 치료하기 시작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3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독일 서부 라인란트팔츠주(州)에 있는 미 육군 란트슈툴 지역의료센터에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다친 병사 14명이 입원 중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우크라이나군과 민병대에 자원 입대한 미국인이고 캐나다·영국·뉴질랜드·우크라이나 출신도 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는 "지난해 여름 시작된 국방부 정책에 따라 란트슈툴 의료센터는 우크라이나전 부상자를 최대 18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고 확인했다. 란트슈툴 의료센터는 병상 65개를 갖춘 2급 외상센터로, 미국 밖에 있는 미군 병원 중 가장 큰 규모다.  

NYT는 "미국이 갈수록 우크라이나전에 개입하는 정도가 심화하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고 짚었다. 무기 지원을 넘어 우크라이나전 부상자 치료에도 나섰다는 점에서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