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채 20년물과 3년물 금리의 역전 현상이 지난 11일부터 21일까지(7영업일) 지속했다. 미국과 한국의 긴축 완화와 경기 충격 없는 물가 안정(노랜딩·No landing) 기대감으로 지난 3월부터 정상 궤도로 진입한 지 6개월여만이다.
한국은행·통계청 등이 경기를 전망할 때 예의주시하는 국채 10년물과 3년물 금리 차도 급격하게 좁혀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0.188%포인트에서 지난 19일 0.065%포인트로 격차가 줄었다.

김경진 기자
하지만 미래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하고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낮아지기도 한다. 또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경우, 단기 금리를 끌어올리며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다.
실제로 지난해 7월 국채 20년물과 3년물 금리가 역전됐을 때가 이랬다. 미국의 고강도 긴축으로 국내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며, 그 여파로 단기물 채권 금리가 빠르게 오른 것이다.
‘유가 상승→물가·경기 불안’ 장단기 금리에 반영
이런 불안감에 불을 지핀 건 최근 심상찮은 국제유가 상승세다.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4.27달러로 석 달 새 21.7% 상승했다. 유가가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붓게 되면 고강도 긴축 정책도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미국도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19~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공개한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목표 금리는 연 5.6%다. 현재 기준금리가 연 5.25~5.5%인 만큼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김상만 하나증권 채권파트장도 “시장은 미국이 올해 하반기에 긴축을 종료하고 경기 침체도 미미할 것(노랜딩)으로 예상했지만, 이런 낙관론이 최근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어긋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국채의 장단기 금리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회복 없으면 내년 말까지 ‘L’자형 침체 이어져”
이 같은 중국의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한국의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6월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이 중·장기적으로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L’자형 불황을 전망하는 이유다.

김경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