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귀 영화들을 볼 수 있어 한때 뉴욕의 문화명소였던 비디오 대여점 킴스비디오. 동명의 다큐는 이곳 비디오들의 행방을 쫓는다. 사진 오드(AUD)
두유 노 킴스비디오(Do you know Kim’s video)?
뉴욕 이스트 빌리지에서 시작된 이 질문은, 이탈리아 살레미까지 이어진다. 영화 '킴스비디오'의 한 장면이다. 킴스비디오는 뉴욕에 있던 비디오 대여점이다. 1986년 개업해 5만 5000편의 방대한 컬렉션을 갖고 25만 명의 회원에게 영화를 빌려줬다. 11개 체인점에 300명의 직원을 거느릴 정도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스코세이지ㆍ타란티노 감독이 회원이었고, 코엔 형제의 600달러 연체료도 화제였다. ‘보물상자’ ‘금광’이라 불리며 영화 팬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디지털 시대를 맞아 급격히 몰락한다. 김용만(65) 대표는 2008년부터 점포를 잇달아 정리한 끝에 2014년 폐업 선언을 한다. 이때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나는 패배자다. 그저 잊히고 싶다"고 말했다.

전성기의 킴스비디오는 회원수 25만 명에 30만 편 넘는 방대한 컬렉션을 자랑했다. 사진 오드(AUD)
이곳 단골이던 데이비드 레드먼, 애슐리 사빈 부부가 6년을 촬영해 만든 다큐멘터리 영화 '킴스비디오'는 사라진 비디오들의 행방을 뒤쫓는 한편, 한때 이스트 빌리지 비디오 왕국의 군주였던 김 대표의 이야기를 캔다.

영화 '킴스비디오'는 마치 스릴러처럼 사라진 비디오의 행방을 찾는 한편 베일에 싸인 김용만 대표의 이야기를 캔다. 사진 오드(AUD)
그러나 2017년 찾아간 두 감독은 습기 찬 건물에 아무렇게나 방치된 비디오 더미를 확인했다.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보다 못한 두 감독은 2만 5000여점을 훔쳐 미국으로 가져온다. 수소문 끝에 새로운 인수자도 찾았다. 돌아온 ‘킴스비디오’는 지난해 뉴욕 알라모 드래프트하우스 극장에 자리 잡고 다시 문을 열었다. 살레미 시와도 문제를 풀어 지난해부터 시칠리아 섬의 야외극장에서 ‘시네킴 영화제’를 열고 있다.
비디오 가게를 둘러싼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이야기는 27일 국내 관객과 만난다. 개봉을 앞두고 21일 김용만 대표는 서울 용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킴스비디오 김용만(65) 대표는 "많은 이들의 영화화 제안이 있었지만, 내 허락과 관계 없이 이미 3년을 찍어 버린 데이비드ㆍ애슐리 부부에게는 거절할 도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 오드(AUD)
넷플릭스도 비디오 대여점에서 시작했다. 왜 킴스비디오는 넷플릭스가 되지 못했을까.
왜 영화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