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공식석상에서 몽블랑 만년필과 고가의 스위스 시계 등 명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된다. 연합뉴스
2006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1718호)에 따라 대북 사치품 수출이 금지된 이후 17년 간 꾸준히 품목들도 추가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백두혈통의 명품 착용은 그 자체만으로도 제재 위반 소지가 짙다. 그럼에도 김정은 일가는 지난 12~17일 러시아를 방문해 북·러 군사협력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도 보란 듯이 명품을 드러냈다. 북한 정권은 주민들의 수입품 사용 등을 ‘반사회적 문화’로 규정하며 단속하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지난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몽블랑 만년필을 사용해 방명록을 작성하는 모습.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역시 고가의 크리스찬 디올 핸드백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3월 ICBM 시험발사를 참관할 당시 착용한 시계는 1600만원 상당의 고가 시계다. 뉴시스
김정은의 방러 일정을 수행한 김여정 역시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의 핸드백을 손에 든 채 나타났다. ‘레이디 디올 라지백’으로 불리는 이 가방은 가격이 약 1000만원에 달한다.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북한 주민의 연평균 소득(2021년 기준)은 142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김 부부장은 북한 주민의 7년 치 소득과 맞먹는 가격의 핸드백을 과시용으로 들고 다니는 셈이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왼쪽), 최선희 외무상(가운데), 현송월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각각 핸드백을 든 모습. NK뉴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의 명품 사랑은 대를 이어 내려오는 모양새다. 김정은의 딸 김주애는 지난 3월 16일 ICBM 시험발사 참관 당시 250만원에 달하는 크리스찬 디올 외투를 입었다. 당시 한국을 비롯한 각국 언론에서 김주애의 명품 외투에 관심을 갖자 지난 4월 국가우주개발국을 방문할 땐 돌연 중국 쇼핑몰에서 2만 910원에 팔리는 블라우스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