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8일 오전 강원 춘천시의 한 야산에서 채취한 송이버섯. 박진호 기자
송이 없어 가격 폭등
주변에 소나무·박달나무·참나무·철쭉꽃 등이 있는 이곳에선 길이 10㎝ 안팎인 송이 2개가 발견됐다. 20년 넘게 송이를 채취해 온 정모(70)씨는 “낙엽 밑을 잘 보면 송이가 더 있을 수 있다”고 한 뒤 주변을 살폈다. 이곳에서 1m가량 떨어진 곳에서 송이 1개를 추가로 찾았다.
정씨는 “지금 발견한 송이가 이번 가을 첫 송이”라며 “올해는 날씨 영향으로 송이는 물론 능이 등 다른 버섯도 채취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오전 정모(70)씨가 강원 춘천시의 한 야산으로 송이버섯 채취에 나서는 모습. 박진호 기자
길 없는 급경사지 위험한 상황 많아
야생동물도 자주 만났다. 특히 가는 곳마다 뱀이 출몰해 깜짝 놀랐다. 또 멧돼지가 목욕하는 웅덩이도 볼 수 있었다.
기자는 산행이 끝나갈 때쯤 나무에 붙어있는 새하얀 버섯을 발견했다. 확인 결과 당뇨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노루궁뎅이버섯이었다. 이날 산행에선 송이버섯 7개(20만원 상당)와 노루궁뎅이버섯 2개, 영지버섯 1개, 싸리버섯 등을 땄다.

지난달 28일 오전 강원 춘천시의 한 야산에서 채취한 송이버섯. 박진호 기자
송이 마을 주민들 중요한 소득원
본인 소유가 아닌 산이나, 임차하지 않은 산에서 임산물을 채취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산림 당국과 각 자치단체는 이달 말까지 산림 내 불법 행위 특별지도ㆍ단속을 하고 있다. 중점 단속 대상은 버섯 등 채취, 산지 훼손, 무단입산 행위 등이다. 송이로 유명한 양양은 13명으로 구성된 단속반을 편성해 읍ㆍ면별 가을철 불법행위 우려 지역을 중심으로 점검하고 있다.
양승남 양양군 산림녹지과장은 “가을철 산림 불법행위 금지 홍보와 집중단속으로 산림 내 불법행위를 근절하겠다"며 “소중한 산림자원 보존을 위해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강원 춘천시 한 야산에서 채취한 노로궁뎅이버섯. 박진호 기자
외지인 불법 채취에 단속 대폭 강화
송이는 재배가 불가능하다 보니 수확량을 가늠할 수 없다고 한다. 9월 중순 시작해 10월 중순까지 채취하는데 일명 ‘송이꾼’들은 길게는 하루 12시간씩 산을 탄다. 송이는 20년 이상 자란 소나무 숲에서 자란다. 양지바르고 바람이 잘 통하며, 물기가 잘 빠지는 흙이 있는 곳이어야 한다. 깊은 산속 비탈면에서 자라다 보니 어지간한 송이꾼도 채취에 애를 먹는다.
![자연산 양양송이 수매가 시작된 지난달 11일 강원 양양군 양양속초산림조합 공판장에서 송이가 선별대에 놓여 있다. [사진 양양군]](https://pds.joongang.co.kr/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2310/04/263038be-d47b-4c72-b75e-ac9cf26fbd57.jpg)
자연산 양양송이 수매가 시작된 지난달 11일 강원 양양군 양양속초산림조합 공판장에서 송이가 선별대에 놓여 있다. [사진 양양군]
일명 '송이밭' 20년 이상 자란 소나무 숲 주변
주산지는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을 중심으로 강원 강릉ㆍ양양과 경북 울진ㆍ영주ㆍ봉화 등이다. 비타민D와 향이 풍부한 고단백, 저칼로리 식품으로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편 이번 추석 명절을 앞두고 일부 지역 송이 가격은 1㎏당 100만원을 훌쩍 넘겼다. 양양속초산림조합이 지난 21일 진행한 양양송이 공판 결과 1등급(1㎏) 공판가는 156만2000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양양송이 가격은 매일 공판장에서 결정된다. 올해는 채취량이 적어 한동안 130만~150만원에 판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