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파악한 상위 30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집중 관리 다주택 채무자(악성 임대인)의 지역별 통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서 발생한 전세금 미반환 사고가 737건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서울 전 지역 사고의 41%를 차지한다. 사진은 9일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빌라 밀집 지역. 뉴스1
4일 HUG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에게 제출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현황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 해 전세 보증사고 예상액은 3조7861억원이다. 올해 상반기(1~6월) 보증사고액 1조8525억원에 하반기(7~12월) 보증사고 예상액(1조9336억원)을 더한 수치다. 지난해 보증사고액(1조1726억원)보다 1년 새 3.2배 늘었다.
지난해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으로 시작된 ‘깡통 전세’(전세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집)의 여파가 올해 정점에 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수도권 아파트 중심으로 전셋값이 오르고 있지만, 전세 사기 홍역을 치른 빌라, 다세대 주택은 매매·전세 계약이 급감하면서 보증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HUG에 따르면 보증사고의 절반 이상이 다세대 주택에서 발생했다.

박경민 기자
문제는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HUG가 대신 갚아준 대위변제액 역시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HUG 대위변제액은 2018년 583억원에서 2019년 2837억원,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1억원, 지난해 9241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했다. 올해는 3조1652억원을 지급할 것으로 추산했다. 쉽게 말해 HUG가 악성임대인 등에게 떼인 돈이 2018년 대비 54배가량 폭증한 셈이다.
HUG는 내년 예상 대위변제액은 2조9860억원, 2025년엔 1조7268억원으로 추산했다. 올해부터 3년간 HUG의 대위변제액 규모만 7조878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HUG가 대위변제 후 ‘빌라왕’ 같은 악성임대인으로부터 돌려받은 회수액은 10%에 불과하다. 2018년부터 올해 6월말 기준 다주택 채무자 334명에 대한 대위변제액은 1조4665억원이지만 회수액은 1589억원(10.8%)이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월 19일 유병태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신임사장에게 임명장을 전달하고 있다. 뉴스1

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