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제1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익명을 원한 혁신위원은 3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혁신위 입장에서는 지도부의 반응이 있어야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는데, 지도부가 움직이지 않으면서 ‘우리가 뭘 더 할 수 있겠냐’는 분위기가 있다”며 “그동안 활발했던 단체 대화방 논의도 이제는 거의 없다. 일부 혁신위원은 ‘조기해체 수순’이라는 생각도 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인 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지도부·친윤·중진 험지 출마 혹은 불출마’ 혁신안을 지도부에 공식 요구하면서 “4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은 “혁신안을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 공관위원장을 달라”고 하면서 “자리를 탐낸다”는 논란을 키웠다.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가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다. 연합뉴스
익명을 원한 당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 요구를 한 뒤부터 ‘지도부와 중진이 먼저 희생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던 일부 최고위원의 주장이 오히려 설득력을 잃게 됐다”고 토로했다. 지도부 소속 초선 의원도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요구로 그간 혁신위가 받은 긍정적인 점수도 다 까먹게 됐다”고 했다.
현재로선 4일 오전에 열리는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에서 혁신위 공식 제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적다. 한 최고위원은 “간단한 보고가 이뤄진 뒤 김기현 대표가 ‘혁신위의 의견을 존중해 혁신안을 공관위에서 논의하도록 하겠다’는 원론적 답변만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혁신위는 4일 오후 화상회의를 통해 차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내에서는 인 위원장이 조기 해체를 선언하면서 마지막 안건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지도부에 권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권 관계자는 “인 위원장 입장에서는 이대로 물러서면 자리에 연연한 사람으로 기억에 남을 수 있기 때문에 반전을 모색하려고 할 것”이라며 “하지만 혁신위 동력이 상당부분 떨어져서 반향이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