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병원선 '1600번 번호표'…"한국도 소아 폐렴대란 온다" 경고

최근 폭증하는 어린이 폐렴 환자로 중국 각지의 병원이 심각한 포화상태에 빠졌다. 사진은 중국의 한 병원 접수대 앞 의자와 바닥에서 대기 중인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 사진 중국 극목신문

최근 폭증하는 어린이 폐렴 환자로 중국 각지의 병원이 심각한 포화상태에 빠졌다. 사진은 중국의 한 병원 접수대 앞 의자와 바닥에서 대기 중인 어린이 환자와 보호자. 사진 중국 극목신문

 
대한아동병원협회는 4일 입장문을 통해 "마이코플라스마 감염병에 대해 보건 당국이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마이코플라스마 감염병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다. 증상은 열·두통·콧물·인후통 등으로 감기와 비슷하나, 약 3주가량 지속해 대개 일주일 정도 앓는 감기와 차이가 있다. 대부분 5세에서 9세 사이 어린아이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최근 중국 전역에서 어린이를 중심으로 유행이 확산해 주요 도시의 소아과 병원이 포화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중국 매체 극목(極目)신문이 보도한 기사에 따르면 딸의 폐렴 증세가 낫지 않아 병원에서 1600번대 번호표를 뽑아 들고 일주일째 쪽잠을 잔다는 한 엄마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 협회는 "소아 감염병은 초기 대응이 부실하면 유행이 한순간에 확산하는 특징이 있다"며 "소아청소년 진료 현장에서 소아필수 인력 부족과 독감 환자의 급증 등으로 애로 사항을 겪는 만큼 만약 마이코플라스마가 유행하면 오픈런 같은 혼란 이상의 소아진료 대란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인도나 대만 등 국가에서는 중국 해외여행 자제라든지 자국 유입을 예방하기 위해 경계령까지 취하고 있지만 정부는 유행이 아니라는 이유로 손을 놓고 있다"며 "질병청은 새로운 병원균이 아니고 국내 의료 수준이 치료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개인 방역수준을 높이는 것을 권고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진료 대기 시간이 3~4시간은 기본인데 만약 마이코플라스마가 국내에서 유행하면 환자·보호자와의 고통은 감당하기 힘든 상태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이코플라스마 감염병은 환자의 기침, 콧물 등 호흡기 비말(침방울) 또는 환자와의 직접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가정이나 집단이 생활하는 보육시설, 기숙사 등에서 확산하기 쉬우므로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등교와 등원을 자제하고 집에서 쉬는 게 권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