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북부 허베이성의 한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AP=연합뉴스
국제 공동연구단체인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는 5일 공개한 보고서 ‘글로벌 카본 버짓(Global Carbon Budget)’에서 올해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9억톤(t)으로 추산했다. 이중 석탄·석유 등 화석 연료로 인한 탄소 배출량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368억t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연구에는 전 세계 90개 기관, 120명 이상의 과학자가 참여했다.

박경민 기자
연구팀은 온실가스 배출로 지구 온도가 상승해 2030년 이내에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를 초과할 가능성이 50%인 것으로 분석했다.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2도 아래로 억제하고 1.5도를 넘지 않는다’는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정의 목표를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연구를 주도한 엑서터 글로벌 시스템 연구소의 피에르 프리들링스타인 교수는 “기후 변화의 영향은 우리 주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지만, 화석 연료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조치는 여전히 고통스러울 만큼 더디기만 하다”며 “파리 협정에서 정한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제한 목표 1.5도’를 넘어서는 게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빌 게이츠 “2도 제한, 가능하지 않을 듯”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COP28 행사장 앞에서 시민들이 화석연료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AP=연합뉴스
탄소 배출량 증가의 책임을 놓고도 공방이 벌어졌다. 특히, 세계 6위의 석유 수출국이자 COP28 의장국인 UAE가 집중적인 비난을 받았다. 기후운동가로 활동 중인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은 COP28 회의장에서 지난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1.5% 증가했는데, 정작 회의를 유치한 UAE의 배출량은 7.5%나 뛰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COP28 의장인 술탄 알자베르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최고경영자(CEO)를 겨냥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책임감이 가장 낮은 석유 회사의 CEO를 기후변화협약의 수장으로 임명함으로써 대중의 신뢰를 남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COP28 의장, 화석연료 옹호 논란에 “과학 존중”

COP28 의장인 술탄 알자베르 아부다비국영석유회사(ADNOC)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이에 대해 알자베르 의장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을 이해하고 존중한다”며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과 퇴출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반복해서 말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