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서점에 취업서적들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최근 고용률이 역대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지만,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취업 시장에선 고용 훈풍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계상으로는 김씨와 같은 알바생도 취업자로 분류해 고용 착시가 나타나고 있는 데다, 일자리를 구한다고 해도 양질의 일자리보다 단순노동·저임금 일자리가 늘고 있어서다.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분류
하지만 여기엔 취업자 통계 방식의 허점이 있다. 고용률은 15세 이상 인구 대비 취업자 수로 집계되는데 통계청은 조사를 진행한 주에 수입 목적으로 1시간 이상 일한 모든 사람을 ‘취업자’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김씨의 경우도 스스로는 ‘취업준비생’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통계상으로는 ‘취업자’로 분류된다.
초단기 근로자 증가, 고용 착시 확대

신재민 기자
정부의 공공 일자리 사업 증가로 인해 고령층이 단기 일자리 증가를 견인한 측면이 있지만 20대·30대 사이에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2030 초단시간 근로자는 약 40만명으로 팬데믹 때인 2021년(6월 기준) 41만명을 기록한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청년층에서 단기 일자리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크게 두 가지를 꼽았다. 수요 측면에선 최저임금 및 주휴수당 인상으로 쪼개기 알바 채용이 늘어나고 있는 점, 공급 측면에선 취업 준비가 장기화하면서 생계유지를 위해 단기 일자리를 구하는 이들이 늘어난 점이다. 이 교수는 “일자리는 안정성·지속성을 담보해야 한다. 그때그때 쓰고 버리는 형태의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건 그만큼 고용 불안정성이 커진다는 것”이라며 “거품을 제거하고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단순노동·저임금 일자리↑

차준홍 기자
단순노무 종사자도 10년 새 19.5% 늘어나면서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2위)·관리자(3위)와 비등한 증가세를 보였다. 단순노무직 안에선 청소 및 환경미화원(64%)·하역 및 적재(54.7%)·배달원(31.5%) 등이 크게 증가했다. 한마디로 고용의 질이 떨어지는 일자리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단지 숫자에 매몰돼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박영범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가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가 만들어져야 한다”라며 “대기업의 경우 보수가 지나치게 높아 신입 채용을 망설이는 부분이 큰데 보수를 조정하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