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사다리만 68개...‘오송 참사’ 난 궁평2지하차도 1년 2개월 만에 부분 개통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가 부분 재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 지하차도에서는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미호강 제방이 붕괴되면서 1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프리랜서 김성태

충북 청주시 오송 궁평2지하차도가 부분 재개통을 앞두고 있다. 이 지하차도에서는 지난해 7월 집중호우로 미호강 제방이 붕괴되면서 1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프리랜서 김성태

9월 12일 오후 10시…양방향 중앙 2차로 개통

지난해 7월 침수사고 이후 자동차 통행을 금지했던 충북 청주 궁평2지하차도가 1년 2개월여 만에 부분 개통한다.

정선용 충북도 행정부지사는 9일 “궁평2지하차도 안전에 대한 전문가 자문회의와 비상대피시설 보완 대책이 마련되면서 재개통을 결정했다”며 “추석 전인 9월 12일 오후 10시에 왕복 4차로 중 양방향 중앙 2차로를 부분 개통한다”고 밝혔다. 궁평2지하차도에서는 지난해 7월 15일 미호강 범람으로 강물이 유입하면서 자동차 17대가 침수되고, 버스 승객 등 14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1년 넘게 통행이 금지됐다.

충북도는 지하차도 보강 공사를 마치고 지난 6월 말 재개통을 예고했다가, “안전시설이 미흡하다”는 유가족 의견을 받아들여 재개통을 무기한 연기했다. 당시 유가족과 시민단체 등은 지하차도 안에 만든 피난용 손잡이(핸드 레일) 간격이 너무 넓다거나, 인근에 새로 쌓고 있는 미호강 제방이 부실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정 부지사는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구조분야, 수자원분야 기술사 등 전문가 16명이 참여한 자문회의를 개최했다”며 “궁평2지하차도 시설과 미호강 제방 안전성에 모두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충북도는 유가족과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 안전시설을 추가 설치한다. 지하차도 침수 시 탈출 목적으로 설치한 핸드 레일을 현재 2단에서 6단(터널 구간)·최대 11단(터널 진출입 구간)으로 촘촘하게 한다. 김봉수 충북도로관리사업소장은 “키가 작은 어린이와 힘이 약한 어르신도 쉽게 붙잡을 수 있도록 기존 구조물 사이사이에 핸드 레일을 추가 설치했다”고 말했다.

전선용 충북도 행정부시가 9일 충북 청주 궁평2지하차도 부분 재개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충북도

전선용 충북도 행정부시가 9일 충북 청주 궁평2지하차도 부분 재개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충북도

전문가 “안전 이상없다”…피난시설 보완 예정 

지하차도 상부로 올라갈 수 있는 비상사다리는 기존 42개에서 26개를 추가한다. 최대 50m까지 벌어졌던 비상사다리 간격이 12.5m로 줄어든다. 구명조끼와 튜브·로프가 들어있는 수난인명구조함은 기존 12개소에서 26개소로 추가 설치 예정이다. 이 같은 지하차도 안전시설 보강 공사는 10월 말까지 진행한다.


충북도에 따르면 궁평2지하차도 통제 이후인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재개통을 촉구하는 민원은 420여 건이 접수됐다. 이 지하차도가 청주 오창·옥산~오송읍·KTX오송역~세종시를 잇는 주요 길목에 있어서 출·퇴근 시간대 정체가 지속했다. 궁평2지하차도 하루 통행량은 자동차로 3만대 정도다. 궁평2지하차도가 막히면서 오송·옥산방향 옛 도로와 미호강교 일대로 통행량이 몰렸다.

김봉수 소장은 “회사나 학교를 오가는 사람 외에도 오송읍에 사는 주민 역시 ‘옆 동네를 갈 때 정체 때문에 불편하다’는 말을 많이 했다”며 “지하차도 보강 공사 중 차로 감소에 따른 위험에 대비해 통과 속도를 시속 30㎞ 이하로 제한하고, 충격 방지 시설도 설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