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만8247건, 거래총액은 44조9045억원이었다. 작년과 비교해 거래량은 112%(3만4067건), 거래총액은 124%(36조1555억원)에 이르는 수치다.
지난 3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한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월 큰 폭으로 증가했다. 1~2월 2000건대에 머물던 거래량은 3~5월 4000건대에서 6월 7000건대로 훌쩍 뛴 뒤 7월에는 8500여 건이 거래됐다. 종전 최고 거래가격보다 더 비싸게 거래되는 신고가 비율도 4월 10%를 웃돈 뒤 8월에는 12.6%로 높아졌다. 특히 서초구는 지난달 7~8월 신고가 비중이 32~34%로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아파트 매매 계약 3건 중 1건이 신고가 거래였던 셈이다.
일례로 지난해 준공된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84㎡가 지난 7월 55억원에 거래되며 ‘국민평형’ 기준 최고가 기록을 세웠고, 2009년 준공된 반포 자이 84㎡는 지난달 39억8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송파구에선 잠실동 리센츠 84㎡가 지난달 27억5000만원에 손바뀜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고점(2022년 1월 셋째 주)의 93% 수준을 회복한 가운데 서초·강남·송파·성동구는 이미 전고점을 넘어섰고, 용산구 역시 전고점의 99% 수준에 다다랐다.
전문가들은 ▶1년 넘게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있고 ▶향후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감 ▶하반기 금리 인하 전망 등이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한다.
이 같은 서울 아파트 ‘불장’은 주변 경기, 인천까지 영향을 미치며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 역시 6월을 기점으로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크게 늘었다. 수도권은 1~8월 아파트 거래량이 14만1911건으로 작년(15만6952건)의 90% 수준에 이르렀고, 거래총액은 96조8442억원으로 작년 거래총액(93조3531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정부가 지난달부터 전방위로 대출 규제를 예고하며 8월 들어선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3600건대로 떨어졌다. 이달 말까지인 거래 신고기한을 감안하더라도 8월 거래량은 6월 거래량(7287건) 수준으로 내려올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서울 아파트 시장은 혼조세가 예상된다. 지속하는 전셋값 상승 추세, 금리 인하 전망, 대출 규제 등 여러 변수가 맞물리면서다.
직방 관계자는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과 더불어 시중은행이 일제히 대출 축소 나서 구매력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셋값 상승과 공급 부족에 따라 매매 전환 수요가 늘어나면 결국 서울 아파트값은 다시 오름세가 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남권 등 기존 인기 지역은 대출이 막히더라도 현금 부자 위주로 아파트 매매 수요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