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핵연료 잔해 반출 재시도…후쿠시마 원전 폐로 '첫 단추' 끼우나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을 운영하는 도쿄전력이 핵연료 잔해 시범 제거에 10일 재도전했다. 이번 시범 반출에 성공하면 일본은 원전사고 후 13년 만에 폐로를 위한 첫 단추를 끼우게 된다.

일본 NHK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오전 6시 30분 쯤 별도로 고안된 장치를 투입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도쿄전력은 원전 사고 후 처음으로 지난달 22일 장치 투입을 시도했지만, 협력업체 직원이 원자로 격납 용기에 밀어 넣을 파이프를 실수로 잘못 배열하면서 중단됐다. 

작업 중단 19일 만에 재개된 이날 반출 작업은 약 한 시간 만에 격납 용기 내부로 통하는 배관에 장치를 넣는 데까지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전력 경영진이 지난 9일 본격적인 핵연료 시범 제거에 앞서 원격조작실에서 작업 과정을 사전 점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쿄전력 경영진이 지난 9일 본격적인 핵연료 시범 제거에 앞서 원격조작실에서 작업 과정을 사전 점검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도쿄전력은 길이 22m의 신축형 파이프 끝에 장치를 달아 제1 원전 내 2호기에 넣어 손톱으로 긁어내듯 데브리(debris)로 불리는 핵연료 잔해를 시범 채취할 예정이다. 후쿠시마 원전에 남아있는 핵연료 잔해는 약 880t으로 예상 목표 반출량은 3g 미만이다. 장치가 핵연료 잔해에 도달하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일주일 정도로, 반출이 실제로 이뤄지기까지 총 2주가 소요될 전망이다.

시범 제거 성공해도…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연합뉴스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 연합뉴스

도쿄전력이 핵연료 잔해 시점 제거에 성공해도 실제 폐로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일본 정부는 핵연료 제거 후 오는 2051년까지 후쿠시마 원전을 폐로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놨다. 2021년부터 핵연료 반출을 계획했지만, 로봇 개발 등에 차질을 빚으면서 반출 작업은 계속 연기됐다. 이 때문에 핵연료 시범 제거는 일본 언론 사이에서 ‘폐로를 위한 최대의 난관’으로 불렸다.   


원전에서 꺼낸 핵연료는 후쿠시마현 남쪽 이바라키(茨城)현에 있는 시설로 옮겨진다. 도쿄전력은 성분 분석을 통해 핵연료 잔해 제거 계획을 수립할 예정으로, 사실상 언제 폐로가 이뤄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NHK는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시범적 채취로 얻게 될 핵연료 데브리 성질과 상태 등 정보는 본격적인 반출 공법 검토 등 향후 폐로 진행에 필수적인 것으로 성패가 주목된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시범 반출에 들어가자 우치보리 마사오(内堀雅雄) 후쿠시마현지사는 이날 회견을 열고 “핵연료 데브리 반출은 매우 리스크(위험)가 높은 작업으로, 현민에게 불안을 주지 않도록 안전대책에 만전을 기해 확실하게 작업을 진행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