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임현택 회장은 사직한 전공의와 휴학한 의대생을 대표하지 않는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러한 박단 위원장 글은 지난 6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여·야·의·정 협의체 구성을 요청한 뒤 처음 나온 것이다. 의협이 의료계 대표로서 협의체에 나서는 걸 거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 위원장은 "그 어떤 테이블에서도 임 회장과 같이 앉을 생각이 없다"면서 "임 회장 및 의협 집행부는 전공의·의대생 언급을 삼가길 바라며, 임 회장의 조속한 사퇴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입장이 본인과 손정호·김서영·조주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 명의임을 내세웠다.
박 위원장이 임 회장 사퇴를 요구한 건 처음은 아니다. 7월 말에도 "임 회장이 공석에서 전공의와 의대생을 언급하는 거 외에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라며 자진 사퇴를 권했다. 6월에도 임 회장을 공격하는 글을 올렸다. 두 사람이 이미 수차례 대립각을 세운 가운데, 협의체 구성을 앞두고 '내부 균열'을 또 한 번 노출한 셈이다.
의협 관계자는 "(박 위원장의 언급과 관계없이) 전공의·의대생이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게 임 회장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전공의 측 의견이 제일 중요하다. 이들과 계속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한동훈 대표는 "여야의정 모두가 조건 없이 신속하게 협의체를 출범시켜야 한다"면서 의료계의 동참을 거듭 촉구했다. 하지만 익명을 요청한 한 의대 교수는 "사태 해결의 키를 쥔 전공의가 참여하지 않으면 협의체가 구성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른 의사단체보다 이들의 합류를 끌어내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