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한 공간에서 대면 승부를 벌이는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막바지 토론 준비에 매진했다.
지난 5일부터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한 호텔에 머물며 공개 일정을 최소화한 채 토론 준비에 전념한 해리스 부통령은 9일 저녁 토론 개최 장소인 필라델피아에 도착하는 등 일찌감치 현지 적응을 위한 예열에 힘써 왔다.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10일 낮 토론장인 국립헌법센터를 찾아 사전 답사까지 마친 뒤 시내 호텔로 복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장과 비슷한 무대를 꾸미고 ‘트럼프 대역’을 세운 채 가상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토론 연습을 해 왔다.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 출신 해리스는 ‘피고인 트럼프’를 몰아붙여 평정심을 잃게 만들고 이번 대선을 ‘과거 대 미래’의 대결로 규정짓는 데 중점을 둔다는 전략이다.
해리스 대선 캠프는 토론 현장에 지금은 돌아선 ‘트럼프의 옛사람들’까지 부르는 등 만반의 대비 체제를 갖추려 하고 있다. 트럼프 백악관 공보국장에 임명됐다 열흘 만에 경질됐던 앤서니 스카라무치,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보좌관을 지낸 올리비아 트로예 등이다. “해리스 캠프가 이들을 초대한 건 트럼프 표정을 살피기 위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는 트럼프에게 ‘TV 토론’이 아니라 ‘정책 타임(Policy Time)’이라고 주입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해리스의 성ㆍ인종 문제로 논점을 흐리거나 감정 섞인 인신 비방을 시도할 경우 20% 안팎의 중도ㆍ무당파 유권자 표심에 부정적일 거라는 판단 때문이다. 트럼프는 그간 정책 보좌관들과 사무실 내 긴 테이블에 앉아 경제ㆍ이민ㆍ범죄ㆍ외교 등 정책 어젠다를 학습하는 데 주력해 왔다고 한다. 정책 미팅 중심의 토론 준비 과정에는 민주당을 탈당한 털시 개버드 전 하원의원, 공화당 강경파 맷 게이츠 하원의원이 도움을 줬다. 이들은 트럼프에게 2020년 대선 개입 혐의, 백악관 기밀문서 유출 혐의, 여성 낙태에 대한 입장 등 트럼프 입장에서 ‘어려운 질문’을 던지며 훈련 강도를 높였다고 ABC 뉴스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