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월 3990원 무료배달'에…점주들 "배달비 왜 우리가 내나"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11일 배달비 혜택이 있는 유료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을 정식 오픈한다고 밝혔다. 구독 요금은 월 3990원이다. 사진 우아한 형제들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11일 배달비 혜택이 있는 유료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을 정식 오픈한다고 밝혔다. 구독 요금은 월 3990원이다. 사진 우아한 형제들

배달 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이 유료 멤버십 경쟁에 뛰어들었다. 쿠팡이츠·요기요 등이 먼저 도입한 배달 구독제가 시장 1위 배민으로 확산하며 배달 시장에서도 유료 구독 경쟁이 본격화 됐다. 소비자와 식당 점주 등 입점 업체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11일 배달구독 서비스 ‘배민클럽’을 이날부터 유료화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부터 약 4개월간 운영한 구독료 무료 프로모션을 끝내는 것이다. 

배민클럽은 월 3990원을 내고 가입하면 배달비 혜택을 받는 구독제 서비스다. 주문 여러 건을 라이더가 순차 배달하는 ‘알뜰배달’로 음식을 주문하면 배달비가 무료, 주문 한 건만 배달하는 ‘한집배달’을 시키면 배달비가 할인된다. 우아한형제들은 배민클럽 정식 출시를 기념해 당분간 월 요금을 1990원으로 할인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경쟁업체가 이미 무료 배달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어 소비자들은 무료 배달에 익숙해진 상태”라며 “더 많은 혜택으로 더 많은 소비자가 이용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쿠팡은 월 7890원을 내는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쿠팡이츠 무료 배달을 지원하고 있으며, 요기요는 월 2900원에 배달비가 무료인 요기패스X를 운영 중이다.

“배달비 왜 우리가 내야 하나”

음식점 점주 등 입점 업체들은 배민클럽 사용자가 많으면 점주의 배달비 부담이 늘어난다며 불만을 토로한다. 배민의 배달서비스(배민배달)가 아닌 지역 배달대행업체에 배달을 위탁한 ‘가게배달’ 점주는 이제까지 소비자와 배달비를 분담해왔다. 그러나 이날부터 배민클럽이 가게배달에도 적용되면서 소비자 부담 배달비는 무료가 됐지만, 점주는 배달비 전액을 부담하게 됐다.  

서울 강서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김모(30)씨는 “생색은 배민이 내고 부담은 점주가 지는 꼴”이라며 “소비자들은 배민이 혜택을 준다고 생각할텐데 정작 비용은 우리가 내야 하니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배민클럽 주문을 안 받으면 된다고들 하지만, 구독자가 많아지면 그 주문을 안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서 한 직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에 나서고 있다. 식당 업주 등은 배민클럽 유료화로 가게 배달의 배달비 부담이 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서울 강남구 배민라이더스 남부센터에서 한 직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배달에 나서고 있다. 식당 업주 등은 배민클럽 유료화로 가게 배달의 배달비 부담이 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뉴스1

업계에선 배민이 중개 수수료가 높은 배민배달을 늘려 수익성을 높이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에 대해 배민이 받는 중개 수수료율은 각각 주문액의 9.8%, 6.8%다. 배민이 자체 배달망인 배민배달을 강화하면 배달 대행업체로 가는 배달료를 배민이 흡수하는 효과도 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배민은 올해 초부터 배민배달에 프로모션을 집중하는 등 가게배달 이용자들이 배민배달로 넘어오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배달비를 가게에서 전액 부담하기 싫으면 수수료가 좀더 높은 배민배달을 쓰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우아한형제들은 멤버십과 배달 방식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무료 배달로 늘어난 주문의 혜택을 가게배달 점주도 받을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당초 배민배달 매장에서 배민클럽을 시범 운영하다 가게배달 점주들의 요청으로 대상 매장을 확대한 것”이라며 “만약 점주들을 배민배달로 옮기려고 했다면 배민클럽 대상을 배민배달로 한정해 소비자들이 배민배달만 쓰도록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입비보다 배달비 할인이 더 커”

소비자들은 배달 주문이 잦은 경우 구독제로 배달료 절감 혜택이 크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진철(28)씨는 “지난 몇달간 무료로 배민클럽을 써보니 혜택이 꽤 커서, 유료 배민클럽에도 가입했다”며 “월 구독료 4000원이면, 두 번만 주문해도 이득”이라고 말했다. 반면,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29)씨는 “평소 배달 음식을 잘 안 먹어서 굳이 가입하지 않았다”며 “무료 체험 기간이 끝나 앞으로는 안 쓸 것 같다”고 말했다.

우아한형제들은 혜택을 지속 강화해 더 많은 이용자를 유치하겠단 계획이다. 연고은 우아한형제들 최고마케팅책임자는 “음식 배달에 집중한 혜택을 제공하며 많은 고객이 배달비 절감 효과를 경험할 수 있었다”며 “일상에 꼭 필요한 멤버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배민클럽만의 독보적인 고객 혜택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