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필드에 온 아이티 이민자들이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
지난 10일 미국 대선 TV토론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한 근거 없는 주장의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오하이오주(州) 스프링필드시 당국이 “관련 주장을 믿을 만한 근거가 없다”고 확인하고 민주당과 백악관이 “혐오 발언”이라 비판해도, 트럼프는 12일(현지시간) 애리조나 투손 유세에서 개와 고양이를 먹는다는 내용만 빼고 “아이티 이민자들이 주민 반려동물을 훔친다”는 허위 주장을 반복했다. 트럼프 발언 이후 인구 6만2000명의 소도시 스프링필드엔 폭탄 테러 위협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20년 트럼프의 지원을 받아 플로리다주 공화당 하원의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트럼프와의 친분을 유지했고, 최근 트럼프의 선거 유세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CNN은 “트럼프가 10일 TV 토론을 위해 필라델피아에 도착했을 때 루머도 트럼프의 개인 비행기에서 내렸다”며 “이에 사람들은 트럼프가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고 말한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고 전했다. 대선 토론 다음 날인 지난 11일 열린 9·11 테러 추모식에도 루머는 트럼프와 함께 참석했다.
해리스가 흑인이 아니라는 ‘인종 의문’ 제기도 트럼프가 아닌 루머가 먼저였다. 트럼프 캠프 측 한 인사는 CNN에 “루머가 아무 근거 없이 X에서 해리스의 인종을 지적했고 그것이 트럼프의 말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에서도 루머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트럼프는 루머를 캠프 내 공식 직책에 임명할 것을 캠프 측에 제안했는데, 고문과 지지자들이 이에 격분하며 거부했다. CNN은 “트럼프 대선 캠프의 수지 와일스와 크리스 라시비타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트럼프의 판단을 흐리게 할) 트럼프의 곁을 맴돈 수많은 사람을 떨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루머는 이를 견뎌냈다”고 전했다. 더타임스는 “트럼프 측 인사들은 트럼프가 루머와 같은 분열을 일으키는 인물들의 말을 들으면서 실책을 범하고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스프링필드엔 폭탄테러 위협…아이티 이민자 두려움 떨어
스프링필드시에 따르면 시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8시 24분쯤 시 여러 기관과 언론에 발송된 e메일을 통해 폭탄 위협을 인지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의 거짓 주장 후 스프링필드 내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는 등 안전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