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조선중앙통신·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매년 전국 단위의 단고기(개고기의 북한식 명칭) 요리 경연대회를 열고 여러 매체를 통해 대회 결과를 공개한다. 조선요리협회 중앙위원회는 지난 7월 22~25일 평양 여명거리 요리축전장에서 관련 대회를 열었다. 올해도 이 행사에 북한 각지의 내로라하는 개고기 전문점이 참가해 실력을 뽐냈다.
매년 여름철 특히 복날이면 단고기 전문식당이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다. '보신탕' 또는 '개장국'으로도 불리는 단고기장 외에도 단고기등심찜, 단고기갈비찜, 단고기토막찜, 단고기내포(내장)볶음, 단고기조밥 등 요리의 종류도 다양하다.
북한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영도'로 개고기 요리가 노동당 시대에 찜, 무침, 졸임, 볶음, 냉채, 보쌈, 묵 등 각종 요리법을 다 갖춘 전통식으로 발전했다고 홍보한다. 실제 김일성과 김정일도 개고기를 각별히 여겼다.
북한 매체 기사에는 김일성이 1952년 6월 회의에 참석한 도인민위원장들에게 단고기장을 해주라고 지시한 일화가 종종 등장한다. 김일성은 단고기장 상을 받은 회의참석자들에게 '단고기장을 끓일 때 방아풀을 천에 싸서 넣고 같이 끓이면 비린내가 없어지고 독특한 냄새와 맛이 난다는 것을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김정일은 평양단고기집 건축안을 직접 점검했으며 통일거리 명당에 위치를 선정했다. 평양단고기집이 "단고기 요리를 계속 발전시켜나가야 하겠다"고 교시하기도 했다.
다만 김정은의 경우 개고기에 관한 직접적인 언급이나 평가는 드문 편이다. 김정은이 평양단고기집의 운영 상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고기의 품질관리를 지시하는 '온정'을 보였다고 북한 매체가 소개하는 정도다.
북한이 개고기를 장려하는 데는 전통 식문화의 발전 외에도 부족한 동물 단백질을 공급할 수 있어서다. 북한에서 소고기는 매우 귀하고, 돼지고기는 그보단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일반 가정에서 직접 사육하기 매우 어렵다.
반면 개는 농촌 지역 서민 가정에서도 사룟값을 들이지 않고 쉽게 키울 수 있어 영양공급이 필요할 때 잡아먹는다. 이 때문에 남한과 달리 북한에서는 젊은 층에 서도 개고기에 대한 거부감은 거의 없고 '마니아'도 많다는 게 탈북자들의 전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