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8세 미만 인스타그램 이용자 계정은 ‘비공개’로 일괄 전환된다. SNS(소셜미디어)가 청소년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르자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도입하기로 한 것. 한국에는 내년 초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무슨 일이야
10대 계정은 뭐가 달라
비공개 설정: 10대 계정은 비공개 계정이다. 팔로워가 아닌 사람은 해당 계정에 올라온 콘텐트를 보거나 상호 작용할 수 없다. 청소년은 자신의 계정을 볼 수 있는 사람을 선별적으로 수락할 수 있다. 개인 메시지(DM) 역시 팔로우하거나 이미 연결된 사람으로부터만 받을 수 있다.
부모 감독 권한 강화: 부모는 감독 기능을 켜고 자녀의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을 제한할 수 있다. 16세 미만 청소년이 10대 계정 설정을 끄려면 부모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 16세 이상 청소년의 경우, 스스로 10대 계정 설정을 끌 수 있지만 부모가 감독 기능을 켜고 이에 관여할 수 있다.
민감한 콘텐트 제한: 알고리즘은 선정적·폭력적이거나 자살·자해에 관련된 콘텐트를 추천하지 않는다. 일례로 사람들이 싸우는 모습이나 미용 시술을 홍보하는 콘텐트 등이 릴스나 돋보기(알고리즘 검색 기능)에서 제한한다.
중독 방지 기능: 매일 60분마다 앱을 종료하라는 알림을 받는다. 오후 10시부터 오전 7시 사이에는 ‘수면 모드’가 켜지면서 알림이 음소거되고 DM에 대한 자동 답장이 전송된다.
언제부터
왜 도입해
호주에서는 세계 최초로 SNS 이용 연령을 제한하는 연방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 시드니의 한 교회에서 16세 소년이 흉기 테러를 일으켰는데, 그가 SNS를 통해 활동하는 극단주의 단체 소속임이 드러나면서다. 미국·프랑스·이탈리아 등에서도 청소년 SNS 사용을 제한하는 내용의 입법 논의가 커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메타는 청소년에게 해를 끼치는 기능을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방치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33개 주 정부는 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과도한 중독성으로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지난해 10월 소송을 냈다. 지난 1월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미 상원의원 청문회에서 SNS 유해 콘텐트로 피해를 입은 청소년 가족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다른 플랫폼은
틱톡뿐 아니라 X(엑스) 등 여타 플랫폼은 청소년 안전장치 도입에 소극적인 편이다. 규제가 강해질수록 이용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CEO는 “이번 조치로 10대 이용자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단기적으로 분명 손해가 되겠지만 부모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그들을 안심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사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