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체코 기업인들이 미래 산업 협력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양국은 최근 수주 성과가 있었던 원전 분야뿐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첨단산업 등의 분야에서도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일 체코 프라하에서 체코상공회의소·체코산업연맹과 함께 ‘한·체코 비즈니스 포럼’을 열고 양국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재계는 원전 수주를 계기로 체코가 유럽 진출의 새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체코는 중·동유럽 국가 모임인 비셰그라드 그룹 ‘V4’(슬로바키아·체코·폴란드·헝가리) 중 배터리, 자동차 등 산업 제조기반이 가장 잘 조성된 국가로 평가받는다. 한국과 체코 간 교역은 2018년 30억 달러(약 4조원), 2021년 40억 달러(약 5조3000억원)를 돌파한 이후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44억700만 달러(약 5조9000억원)를 기록했다. 한국의 대(對)체코 누적 투자금은 20억7400만 달러(약 2조8000억원)다. 현대차의 노소비체 생산공장 투자(14억 달러 규모)는 체코 내 역대 최대 외국인 투자 사례다.
최태원 회장은 “현재 진행 중인 원전 협력과 함께 다양한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라며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빠르게 성장 중인 한국의 수소 기술은 수소 경제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체코와 협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전을 이용한 수소 생산도 양국의 최우선 협력 과제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며 “수소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 또한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분야”라고 강조했다. 얀 라파이 체코산업연맹 회장은 “한국은 체코의 가장 중요한 비유럽 무역 파트너 중 하나가 됐으며, 체코는 한국 기업이 유럽에 진출할 수 있는 관문”이라며 “한국 기업은 자동차·전자·첨단 제조와 같은 산업에서 체코에 상당한 투자를 했는데, 앞으로 녹색 에너지·디지털 전환·첨단 기술 등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첨단산업과 고속철 인프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등 분야에서 양국 경제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됐다. 한국 측 연사로 나선 전윤종 산업기술기획평가원 원장은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해 양국의 산업 발전은 물론 공급망, 탄소중립, 첨단기술의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해 시너지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속철도 수출을 담당하는 조현아 한국철도공사 차장은 “한국 산악지형 등 복잡한 철도 운행환경과 20년간의 고속철도 건설 및 운영 노하우는 향후 체코의 고속철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