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관에 앞서 지난달 29일 노트르담 대성당은 재건된 내부 모습을 공개했다. 이전과 비교하면, 천장이 좀 더 높아졌고 크림색 석조물들과 청동 제단 등이 내부를 채웠다. 화재로 손실됐던 아치형 천장과 첨탑은 그대로 복원됐다.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와 높게 솟은 고딕 양식의 아치형 천장이 눈에 띈다. 화재로 손상된 두 개의 종을 복원하고 올림픽 승리의 상징인 ‘승리의 종’도 새로 설치됐다. 당시 현장을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성당 내부를 둘러보며 감탄했다고 르몽드가 전했다.
프랑스 관관청은 5일 이번 복원 작업에 대해 "역사적 건축물의 전통과 현대 기술을 조화롭게 결합한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복원엔 총 7억 유로(약 1조원)가 소요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 비용은 전 세계 150개국에서 34만명이 낸 8억4600만 유로(1조2000억원)의 기부금으로 충당됐다.
복원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복원 작업 초반 화재로 무너진 첨탑 등 구조물로 인해 납 오염 문제가 발생해 작업이 일시 중단됐다. 프랑스 보건 당국에 따르면 화재가 발생한 지 약 한 달 만에 노트르담 인근 토양에서 기준치의 최대 67배에 이르는 납이 검출됐다. 이후 복원 작업이 재개됐으나,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하면서 또다시 두 달간 중단됐다.
작업이 지연되자, 당초 목표였던 파리 올림픽(7월 말) 이전 재개관은 불투명해졌다. 결국 마크롱 대통령은 성모마리아 대축일인 12월 8일을 재개관일로 선택했다. 앞서 마크롱은 화재 당시 최소 20년 걸린다는 건축·역사 전문가들의 소견과 ‘이게 가능하겠느냐’는 측근의 의구심에도 “5년 만에 재건하겠다”고 약속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개관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컴백 외교무대’가 될 전망이다. 트럼프는 지난 2일 자신이 만든 SNS 트루소셜을 통해 참석 의사를 밝혔다. 트럼프가 당선 이후 해외를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미국의 새 정부 출범 전 ‘사전 외교장’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 측은 재개관식에 트럼프를 비롯해 약 50명의 각국 정상들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노트르담 대성당의 재개관이 마크롱의 정치적 입지 확대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집권 여당의 한 인사는 일간 르파리지앵에 “노트르담은 의회 해산과 정치적 위기를 국민이 잊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마크롱은 지난 6월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 치르게 하면서 내부 정치적 불안을 야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