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둔화세 지속…“탄핵 정국 여파 관망세 길어질 듯”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4.7.9/뉴스1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2024.7.9/뉴스1

지난달 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중은행의 대출 규제가 이어지며 전국 아파트값이 3주 연속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값도 상승 폭이 둔화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매매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탄핵 정국까지 더해져 시장 관망세가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5일 한국부동산원의 12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2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2%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달 21일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후 3주 연속으로 떨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도 전주 대비 0.04% 오르며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 폭을 유지했다. 37주 연속 상승했으나 지난 9월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오름세가 계속 둔화하는 추세다. 서울의 매맷값 상승률은 10월 둘째 주 0.11%를 찍은 뒤 줄곧 내리고 있다. 수도권도 지난주와 동일하게 0.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방은 지난주 -0.05%에서 이번 주 -0.04%로 하락 폭이 축소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관련해 “재건축·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 거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대출 규제 등에 따라 거래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입지별로 혼조세”라고 말했다. 강남권에선 강남구(0.12%)가 논현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올랐고, 강북에선 종로구(0.07%), 마포구(0.06%) 등에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2% 올라 지난주(0.01%)보다 오름폭을 키웠고, 서울(0.02%)과 수도권(0.03%)은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 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면 부동산 매수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치적 상황이 안정돼야 금융권도 정책을 세우고 수요자도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다”며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면 거래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값 조정 국면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앞날을 알 수 없으니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며 “가뜩이나 대출 규제로 매매 문의가 끊겼는데 거래가 더 뜸해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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