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부동산원의 12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2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0.02% 하락했다. 전국 아파트값은 지난달 21일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한 후 3주 연속으로 떨어지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도 전주 대비 0.04% 오르며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 폭을 유지했다. 37주 연속 상승했으나 지난 9월 대출 규제 시행 이후 오름세가 계속 둔화하는 추세다. 서울의 매맷값 상승률은 10월 둘째 주 0.11%를 찍은 뒤 줄곧 내리고 있다. 수도권도 지난주와 동일하게 0.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지방은 지난주 -0.05%에서 이번 주 -0.04%로 하락 폭이 축소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과 관련해 “재건축·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국지적인 상승 거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대출 규제 등에 따라 거래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시장 상황이 입지별로 혼조세”라고 말했다. 강남권에선 강남구(0.12%)가 논현동 재건축 추진 단지 위주로 올랐고, 강북에선 종로구(0.07%), 마포구(0.06%) 등에서 매매가격이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2% 올라 지난주(0.01%)보다 오름폭을 키웠고, 서울(0.02%)과 수도권(0.03%)은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 폭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면 부동산 매수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치적 상황이 안정돼야 금융권도 정책을 세우고 수요자도 계획대로 움직일 수 있다”며 “불안정한 상황이 지속되면 거래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집값 조정 국면이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의 한 공인중개사도 “앞날을 알 수 없으니 투자 심리가 얼어붙을 수 있다”며 “가뜩이나 대출 규제로 매매 문의가 끊겼는데 거래가 더 뜸해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