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10~20통씩 "밥 먹고 배탈" 협박 전화…'장염맨' 2심도 실형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휴대전화 자료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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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 음식점에 "밥을 먹고 배탈이 났다"는 협박 전화를 걸어 합의금을 받아낸 일명 '장염맨'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제3-2형사부(부장 이창섭)는 5일 사기와 사기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10개월간 음식점 업주 456명을 속여 합의금 1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인터넷으로 지역별 맛집을 검색한 뒤 전화를 걸어 "일행과 식사했는데 장염에 걸렸다"며 합의금을 요구하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A씨는 업주가 합의를 거부하면 "돈을 주지 않으면 관청에 알려 영업정지 시키겠다"고 윽박지르기도 했다.


하지만 A씨는 이들 음식점에 방문한 적도, 밥을 먹고 배탈이 난 적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가 전화를 건 음식점은 하루 평균 10~20곳, 3000곳에 달했다. 전화를 받은 업주들은 피해를 볼까 두려워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까지 A씨의 계좌로 돈을 이체했다.

뒤늦게 범행을 알아챈 업주들은 자신이 당한 수법과 피해 사례를 온라인상에 공유하면서 '장염맨을 조심하라'고 다른 업주들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A씨는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이 힘든 시기를 겪었던 지난 2020년에도 동종범죄를 저질렀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범죄 수익금을 생활비와 인터넷 도박 자금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미 동종범죄를 7차례나 저질러 벌금형 또는 징역형에 집행유예를 받은 전력이 있다"며 "누범기간 중에 재차 범행했고 피해 복구가 아직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피해자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 등에 비춰 원심의 형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항소 기각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