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얼어붙었는데…美 '낙관론'에 다우 4만5000선 첫 돌파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가 전날보다 0.69%오른 4만5014.04에 마감했다. 역대 처음으로 4만5000선을 넘어섰다. 로이터=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가 전날보다 0.69%오른 4만5014.04에 마감했다. 역대 처음으로 4만5000선을 넘어섰다. 로이터=연합뉴스

최근 미국은 ‘경기 낙관론’에 힘이 실리면서 3대 주가지수가 강세다. 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가 전날보다 0.69%오른 4만5014.04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 19% 뛰며, 처음으로 4만5000선을 뚫었다. 상승 폭으로는 올해 31.5% 수직 상승한 나스닥지수가 가장 높다. ‘트럼프의 고관세’ 공포와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코스피와 비교가 된다. 코스피는 5일 기준(2441.85) 올해 들어 8.4% 하락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미국의 ‘경기 낙관론’을 키운 불씨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발언과 Fed가 공개한 지난달 ‘경제동향보고서(베이지북)’다. 파월 Fed 의장은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미국 경제는 강하고, (빅컷을 택한) 지난 9월 예상했던 것보다 더 강해졌다”며 “다른 큰 경제권들이 (미국을) 부러워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낙관적 평가는 통화완화 정책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파월 의장은 “조금 더 신중할 여유가 생겼다”며 다시 한번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베이지북도 “지난달 미국의 경제활동이 견조하다”고 평가하며 파월 의견을 뒷받침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달 22일까지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이 기업인과 경제학자 등 전문가 의견과 지역경제 분석 자료를 담았다. 베이지북은 “경제 활동의 성장은 일반적으로 크진 않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성장에 대한 기대치가 완만하게 상승했다”고 봤다. 또 기업가들은 앞으로 몇 달 안에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했다고 덧붙였다.  

장밋빛 전망에도 변수는 있다. 이날 공개된 서비스업과 민간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했기 때문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에 따르면 지난달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2.1로 전달보다 3.9포인트 하락했다.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50)은 넘어섰지만, 시장 예상치(55.5)에 크게 못 미쳤다.

미국 고용지표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미국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지난달 미국의 민간기업 고용이 전월 대비 14만6000명 증가했다고 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다우존스 전망치(16만3000명)보다 1만7000명 줄었다. Fed가 챙기는 지난달 노동부의 고용보고서는 오는 6일(현지시간) 발표된다. 시장에선 비농업 신규 고용이 20만 건 늘 것으로 예상한다. 허리케인과 보잉 파업으로 1만2000건 증가하는 데 그친 10월보다 늘지만, 9월(22만3000건)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늘진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하지만 서비스업과 고용지표의 둔화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한다. Fed가 오는 17~18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추가로 금리 인하를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한국시간으로 5일 오후 4시 기준  Fed가 이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확률은 77.5%로 일주일 사이 10%포인트 상승했다.  

상당수 전문가는 미국은 이미 연말 주식시장이 오르는 ‘산타랠리’ 시동을 켰다고 전망한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치ㆍ정책 불확실성에 휩싸인 한국과 달리 미국은 악재를 찾기 어렵다”며 “견조한 경제에 힘입어 미국 증시는 당분간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