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진보도 보수도 중도도 모두 국민이다"

 
“마음을 하나로, 세상을 은혜로.”

원불교 최대 경절인 대각개교절(大覺開敎節)을 앞두고 24일 서울 용산구 서울교당에서 나상호 교정원장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대각개교절은 1916년 4월 28일 소태산(少太山) 대종사(1891~1943)가 깨달음을 얻고 원불교를 세운 날이다.  

 
나 교정원장은 “우리 모두의 근본 마음은 서로 다를 바 없다. 성인처럼, 부처님처럼 귀한 마음이다. 최근 우리 사회가 여러 갈래로 갈라졌는데, 하나로 모이면 좋겠다. 그래서 ‘마음을 하나로’다”라고 운을 뗀 뒤 “내가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은혜를 주는 대상이 너무 많지 않나. 각자 그 은혜를 갚아나가는 세상이 되면 좋겠다. 그래서 ‘세상을 은혜로’다”라며 올해 대각개교절의 메시지를 던졌다.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은 대각개교절을 맞아 "마음을 하나로, 세상을 은혜로"란 메시지를 던졌다. 갈라진 우리 사회가 하나가 되고, 세상에 은혜를 갚는 삶을 살자고 했다. 사진 원불교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은 대각개교절을 맞아 "마음을 하나로, 세상을 은혜로"란 메시지를 던졌다. 갈라진 우리 사회가 하나가 되고, 세상에 은혜를 갚는 삶을 살자고 했다. 사진 원불교

 
원불교는 삶에서 중요한 네 가지 은혜를 강조한다.  천지은(天地恩)ㆍ부모은(父母恩)ㆍ동포은(同胞恩)ㆍ법률은(法律恩)이다. 나 교정원장은 최근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 인용 판결을 언급하며 “제가 대학 1학년 때 학교 정문에 탱크가 와서 서 있었다. 휴교령이 내려서 학교에 못 간 기억이 있다. 이번에도 깜짝 놀랐다”며 “공정한 법에 따라 우리가 질서를 유지하고 살아가는 은혜가 법률은이다. 그러니 우리 사회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는 저출산 문제에 대해서도 짚었다. “작년까지 전남 영광이 전국에서 출산율이 1.87명으로 가장 높았다. 지자체가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기업체와 협약을 맺어서 지원했다. 보육 문제도 예산을 대폭 지원해 동네 보육시설로 해결이 되게끔 했다”며 “저출산 문제는 세 가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주택 문제와 출산으로 인한 경력 단절 문제, 그리고 보육 문제다. 이걸 해결하지 못하는 나머지 대책들은 미안하지만 흉내 내는 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나 교정원장은 “정치인들이 꼭 명심해야 할 게 있다. 진보나 보수나 중도나 모두가 국민이란 사실이다. 정권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상대 진영도 품고 가는 정책이 반영돼야 한다”며 “아울러 한반도에 평화가 올 수 있도록 남북 관계에 군불을 때는 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